미국이 지구의 밤낮을 바꾼다?…“밤하늘 사라질라” 반발에도 美, 인공태양 시험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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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거울을 펼쳐 태양광을 반사해 일부 지역의 밤을 낮처럼 밝히는 '에렌딜-1' 위성 상상도. 사진=리플렉트 오비탈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밤하늘에 거대한 거울을 띄워 지상을 밝히겠다는 한 스타트업의 위성 시험 계획을 승인하면서 전 세계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단일 국가의 승인만으로 인류 공공의 자산인 밤하늘의 환경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FCC는 스타트업 리플렉트 오비탈이 제안한 '에렌딜-1' 위성의 저궤도 발사를 허가했다.

올해 발사 예정인 이 시험 위성은 약 644km 상공의 우주 공간 안착, 소형 냉장고만 한 크기로 시작해 약 18m 너비의 정사각형 거울을 사방으로 펼치게 된다. 이 거울로 태양광을 반사해 지구 어두운 면의 특정 지역(직경 약 4.8km)을 낮처럼 밝히는 기술을 시험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골자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해가 진 후에도 지상의 태양광 발전소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으며, 재난 지역 구조대의 조명 지원이나 도시 거리 조명 등에 활용되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벤 노왁 리플렉트 오비탈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고객이 일정시간 비용을 지불하고 거울을 이용하는 형태의 상업화 구상도 밝혔다. 특히 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일몰 후 추가 발전으로 발생하는 전력 수익을 분배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이 야간에도 건설 작업을 안전하게 지속시키고 농작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플렉트 오비탈은 오는 2028년까지 1000개, 2030년까지 5000개의 위성을 추가 발사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최대 5만 개의 대형 거울을 우주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배치될 가장 큰 대형 거울(너비 약 55m)은 보름달 100개에 달하는 밝기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승인은 천문학계와 야생 동물 전문가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이루어져 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문가들은 인공적인 빛이 비행기 조종사의 시야를 방해하고 천문 관측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동식물과 인간의 생체 리듬을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결정은 특정 국가의 규제 기관이 전 세계 인류가 공유하는 밤하늘을 임의로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규제 공백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는다.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의 천문학자 사만다 로러는 “한 나라가 전 세계 사람들의 밤하늘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두렵다”며 “연구를 위해 필수적인 어두운 밤하늘을 영영 잃어버릴 수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천문학회(AAS) 역시 FCC에 보낸 서한을 통해 해당 사업이 공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사람과 야생 동물은 물론 국가 예산이 투입된 천문 시설에 헤아릴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FCC는 이번 승인이 미국의 우주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는 단일 시연 위성'에 대한 허가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FCC 측은 위성 신청을 검토할 때 무선 통신 간섭 여부와 수명 종료 후 안전한 폐기 방법만을 점검할 뿐, 빛 공해를 비롯한 광범위한 환경적 영향은 위원회의 심의 권한 밖이라는 입장이다. 연방 정부의 전반적인 입장은 우주 활동이 지구에만 적용되는 환경 규제 및 검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며, FCC는 자신들에게 권한이 있더라도 이로 인한 환경적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과거 1993년 러시아가 시베리아 지역의 낮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약 24m 크기의 거울을 실은 위성을 띄워 우주 거울 실험에 일부 성공했다가, 이후 후속 테스트 실패로 프로젝트를 폐기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와 달리 대규모 상업적 목적으로 우주 공간을 활용해 밤하늘을 인위적으로 밝히려 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더 큰 우려와 주목을 동시에 받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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