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시중은행이 현재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맞추려면 연말까지 잔액 순증 속도를 올해 들어 지금까지보다 약 70% 낮춰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제한이 하반기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정책성 대출을 제외하고 648조3607억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3조3907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합산 약 4조3400억원이다. 목표의 78.1%를 소진해 연말까지 남은 순증 한도는 9493억원이다.
현재 목표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들어 월평균 약 5428억원 늘어난 가계대출 순증액을 남은 기간에는 약 1650억원으로 낮춰야 한다. 지금까지 증가 속도의 30.4% 수준으로, 약 69.6% 줄여야 연간 목표 범위에 들어온다.
은행들이 대출금리 조정을 넘어 한도 축소와 접수 제한에 나서는 배경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였다. 하나은행은 9월 실행 예정인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의 모집인 접수를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모집인 대출 접수를 제한했고 NH농협은행은 이달 배정된 모집인 대출 한도를 소진했다.
합산 잔여 한도 9493억원을 5대 은행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계대출 증가 목표는 은행별로 관리되며 5곳 중 3곳은 이미 개별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산 기준으로는 한도가 남아 있더라도 목표를 넘어선 은행은 신규 대출보다 기존 대출 상환을 늘려야 연간 목표 안으로 복귀할 수 있다.
9493억원은 신규 대출 취급 가능액이 아니라 대출 실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잔액 기준 순증 한도다. 기존 대출 상환이 늘면 그만큼 신규 대출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 반대로 상환액이 줄거나 신청이 몰리면 은행은 대출 한도와 접수 채널을 추가로 제한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차주의 소득과 담보가 충분하더라도 신청 시점과 거래 은행의 잔여 목표에 따라 대출 실행 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5대 은행 전체 총량이 소진되기 전부터 은행별·상품별 대출 창구가 차례대로 닫히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