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트럼프 발 관세 폭탄과 보호무역주의 공세에 대응해 신개념 다자 통상 플랫폼인 '미래투자교역파트너십(FIT-P)' 가입을 추진한다. 거대 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의 한계를 FIT-P로 우회 돌파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3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제58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주재하고 FIT-P 가입 추진계획을 비롯한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오는 16~1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리는 장관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참여를 도모할 방침이다.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주도하고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FIT-P는 글로벌 신통상 규범을 수립하기 위해 출범을 앞둔 다자간 협력체다. 정부는 규범 유연성이 높고 진입 문턱이 낮은 FIT-P에 합류해 글로벌 통상 리더십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CPTPP 가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핵심 우군을 사전에 다진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는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지난 2022년 CPTPP 가입 추진 계획을 공식 의결하며 입성을 타진해 왔으나, 당시 경색된 한일 관계와 까다로운 가입 조건 등으로 수년째 공식 신청 및 협상 절차가 공전해 왔다. 이에 만장일치제로 운영되는 거대 다자 FTA의 높은 진입 장벽에 가로막힌 사이, 보다 유연한 경제 연합체로 눈을 돌려 실익을 취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를 앞세운 미국의 최근 관세정책 동향과 비관세장벽을 포함한 대미 통상 현안도 점검했다. 정부는 한미 간 이익 균형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미 협의 채널을 가동해 통상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글로벌 다자 네트워크 다변화를 위한 서남아 유망 시장과의 자유무역 영토 확장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오는 11월 최빈개도국 졸업을 앞두고 인프라 확충에 나선 인구 1억7000만명의 대국 방글라데시와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추진해 철강, 자동차 부품 등의 안정적 수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기후변화 질서 개편에 맞춘 복수국간 그린경제협정(GEPA) 협상도 차질 없이 준비해 저탄소 녹색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여 본부장은 “오늘 논의된 과제들은 급변하는 통상 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라며 “안건별 추진계획을 속도감 있게 이행해 우리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조속히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