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열린 12회 행사에는 제주 도(道)비 5억원이 지원됐다. 하지만, 세부 집행 항목이나 예산 지출내역이 꼼꼼히 정리됐어야할 지금까지 1년 가까이 '보탬e' 등록을 핑계대며 전체 정산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다.
제주 국제e모빌리티 엑스포(IEVE)를 향한 비판의 화살은 단순 흥행 실패나 부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보다 심각한 본질은 행사의 존립 자체가 자생력 없이 오롯이 제주도민의 혈세와 일부 중앙정부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 기업의 자발적 스폰서십 유치나 유료 콘퍼런스 등록 수익, 전시 부스 판매 등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자체 수익 구조를 10년 넘게 만들지 못하다보니, 지자체와 정부 예산만 바라보며 연명하는 기형적 구조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본지 취재와 제주특별자치도 보조금 지급 내역 문서에 따르면, IEVE 사무국은 올해 열린 제13회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로부터 4억 3000여만 원에 이르는 민간행사사업보조금을 교부받아 집행했다. 지난 13년간 매년 3억~4억 원 안팎의 도비가 꾸준히 수혈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누적 금액만 수십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세금으로 치러지는 예산인 만큼, 보조금의 집행과 결산은 명확하고 투명하게 도민 앞에 공개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IEVE 조직위의 정산 실태를 들여다보면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의혹투성이다. 사무국 측은 보조금 집행에 대해 정부의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인 '보탬e'에 증빙자료를 업로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13년간 보조금 형식의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현재까지 결산 보고서나 감사 보고서가 전무하다는 설명이다. 행사를 치르기 위해 민간 스폰서십과 공공 예산을 합쳐 사용한 '전체 사업 예산의 총괄 정산 및 결산 보고서'는 베일에 가려 있다.
조직위는 지난해 7월에 개최되었던 제12회 행사의 보조금 결산 작업마저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전히 끝마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IEVE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위가 제출한 지출 증빙자료와 영수증 등이 도청의 보조금 지급 규정 기준에 한참 못 미칠 정도로 부실해 정산 검토 자체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결국 제주도청은 전년도 행사 정산조차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부실 증빙 논란을 빚고 있는 단체에 또다시 수억 원의 도민 혈세를 허투루 교부한 셈이 됐다.
철저한 견제와 엄격한 감시가 실종된 지자체의 안일한 '관행적 행정'이 실속 없는 행사의 차수만 연명시키고 혈세 낭비를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본지에 “13년전 그럴싸한 명분과 아이템으로 행사를 떠벌리더니, 사실상 도민 혈세만 허비하는 허장성세 전시회로 전락했다고 볼수 밖에 없다”며 “도민청구 등 적법한 절차를 밟아 제주도와 IEVE조직위에 행사 관련 실질 성과와 내용을 따져볼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윤대원 기자 yun1972@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