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반쪽국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헌절인 오는 17일이 여야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제헌절까지 원 구성 협의를 주문한 가운데 이날까지도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단독 원 구성을 바탕으로 입법 드라이브를 이어갈지, 국민의힘은 국회 보이콧을 계속할지 결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여야는 이번 주 초부터 원 구성 협상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한 만큼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상임위원장 11대 7 배분안을 국민의힘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넘길 경우 이재명 정부의 핵심 입법 과제가 제동에 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남은 7개 상임위원장까지 모두 선출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한 전례가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원 구성 협상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하는 강경론도 이어지고 있다. 김소희 의원은 지난 2일 BBS 라디오에서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둘 수밖에 없다”고 했고, 나경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배지를 반납할 각오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3일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과 만나 원 구성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원 구성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는 민주당의 형사소송법 개정과 선거관리위원회 특검 추진까지 맞물리며 더욱 격화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수사하기 위한 선관위 특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상임위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가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형사소송법 개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상임위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며 국회 복귀를 압박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협상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대치가 역설적으로 국회 정상화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으로서는 제1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쟁점 법안까지 단독 처리할 경우 '입법 독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는 장윤기 사건 등을 계기로 당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역시 장외 투쟁만으로는 여당의 입법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상임위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의 부작용을 집중 제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회 밖에 머물 경우 공론의 장 자체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