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노후자금 6000억원도 '허공에'…'홈플러스 사태' 국민연금 손실 논란

민주당 을지로위, 9일 국민연금 이사장 간담회 MBK 투자금 회수 촉구 방침
국민연금, 홈플러스 RCPS 공정가치 '0원' 처리…6000억대 투자금 손실 논란

최근 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MBK파트너스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촉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MBK가 자신들이 대주주인 홈플러스 관련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건을 변경하며 국민연금 등 출자자(LP) 이익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다시 회자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을지로위는 9일 국회에서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MBK에 대한 추가 투자 중단과 회수 가능한 자금을 조속히 회수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MBK에 대해 직무 일부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민연금이 더 이상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RCPS 5826억 원, 보통주 295억 원 등 6121억 원을 투자했다. RCPS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지닌 자본성 채권으로 일정 조건에서 원금에 이자를 얹어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와보통주로 전환할 권리를 함께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RCPS에 투자하며 만기 5년, 배당 3%, 만기이자율 연 복리 9%의 조건을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올 1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 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RCPS의 공정가치 평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홈플러스 RCPS의 공정가치가 약 9,000억 원으로 평가됐지만 실제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전액 손실 처리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투자 보통주의 공정가치 평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데 이어 RCPS까지 전액 상각하면서 MBK 때문에 국민 노후자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비판이 정치권과 노동계 등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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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일반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7일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금융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IFC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에 더해 금감원은 제재심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RCPS 조건 변경 과정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RCPS 조건을 홈플러스에 유리하게 바꿔 상환권을 포기하면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췄다고 봤다는 판단이 깔렸다. .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관리 기준을 근거로 국민연금의 투자 회수 판단이 MBK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기준에 따르면 법령 위반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운용사에 대해서는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를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MBK는 이달 3일 입장문을 내고 RCPS 조건 변경에 대해 “당시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전을 통해 투자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운용 판단이었다”고 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MBK는 “상환 여부를 결정할 주체를 홈플러스로 변경하면 홈플러스의 부채가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와 상환권 조건이 변경된 RCPS는 법적으로 별개이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의 조건은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는 입장을 피력했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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