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글 제재, 앱 생태계 회복 출발점돼야

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을 향해 3년 만에 다시 칼을 빼 들었다. 국내외 게임사들에 자사 앱마켓 우대 선택을 강제함으로써 시장경쟁을 현저히 제한했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공정위가 산정한 위법적 행위로 벌어들인 구글의 매출액이 14조원으로 확정될 경우, 과징금은 최대 850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한다. 지난 2023년 경쟁 앱마켓 입점을 교묘히 방해함으로써 받은 400억원대 과징금 규모의 20배가 넘는 초강력 제재조치다.

구글이 최근 한국의 인플루언서와 중소 개발사·창작자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자사 창작동행 활동의 친밀성과 자율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상 밑바탕에선 '반(反)생태계' 시스템을 유지·강화해 왔음이 드러난 셈이다.

더 늦지 않게, 한국 경쟁당국이 가중처벌 형식으로 엄정한 철퇴를 들이댔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잖다. 단순한 과징금 차원 행정처분이 생태계를 획일화함으로써 얻는 이익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근절이 어렵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켜줬다.

이제부터야 말로 사후약방문식 제재를 뛰어넘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시장 규율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대한민국 앱마켓의 공정한 생태계 조성과 중소 개발사 및 창작자들의 의욕을 고취하는 근본적인 제도 개선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

플랫폼의 독점은 다양성의 숨통을 죄고 중소 개발사와 창작자들에게 고율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전가시키는 필연적 부작용을 낳는다. 대형 게임사 조차 구글의 전방위적 압박에 종속되는 현실 속에서, 자금력과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개발사 및 개인 창작자들이 마주했을 진입 장벽과 박탈감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와 입법당국은 앱마켓 간 실질적 경쟁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촘촘히 재설계해야 한다. 독과점 플랫폼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감시 체계를 상시화하고, 특정 앱마켓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는 법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중소 개발사와 창작자들이 거대 플랫폼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다원화된 플랫폼에서 자유롭게 창작물을 유통할 수 있도록, 개방형 앱 생태계 활성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공정한 경쟁 환경이 담보될 때 비로소 K콘텐츠 경쟁력 뿌리인 중소 개발사 창작 의욕도 다시 불타오를 수 있다.

이번 구글 제재 착수가 마무리가 아니라, 시작의 의미를 더 크게 갖는 이유다. 더 공정하고 건강한 대한민국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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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에 대해 국내외 중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앱마켓 입점 관련 경쟁 훼손 행위를 이유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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