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품질평가, 질적 진화 필요하다

Photo Image
생성형 AI 이미지

5G 이동통신 이용자들이 속도보다는 끊김과 지연 여부 같은 체감품질(QoE) 을 중시한다는 실증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증연구에서 이용자는 품질항목 가운데 끊김 없는 '연속성(64.6%)'에 가장 큰 가치를 뒀고, '다운로드 속도(48.1%)'는 3위에 그쳤다.

그동안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대응해온 이동통신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신사는 다운로드 속도를 단 1Mbps 라도 높여 1등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통사는 품질평가 기간에 맞춰 중계기·기지국 출력을 높이거나, 평가 요원을 추적하기까지 하며 대응했다. 시험기간에만 집중 공부하는 '벼락치기' 품질 관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5G 상용화로 다운로드 속도가 1Gbps 급으로 상향 평준화된 이후 이용자로부터 통신이 느리다는 불평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보다는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복잡한 빌딩 내부, 아파트 지하주차장 같은 곳에서 보던 콘텐츠가 끊긴다거나, 인터넷 접속이 중단된다는 불편이 많았다. 이번 조사로 정작 소비자는 이통사가 중시해온 다운로드 속도 보다는 통신 안정성과 같은 체감 품질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이용자의 인식이 확인된 만큼, 정부도 새로운 차원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통사가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5G 단독모드(5G SA)는 지연시간 절감, 네트워크슬라이싱(기능별 가상화) 등 체감 품질을 높이는 데 유리한 혁신 기술을 다수 도입한다. 인공지능(AI), 고화질 콘텐츠, 소셜미디어(SNS) 등 서비스 안정성에 알맞은 새로운 정량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내신 성적을 중시하듯이 수시평가, 상시평가방식을 개발해 이통사가 일상적인 품질 관리능력을 향상하도록 유도하고 이용자의 참여를 늘릴 필요도 있다. 대도시 인구 밀집 지역을 넘어, 농어촌 등 소외지역 커버리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기존 속도 경쟁 위주의 통신서비스 평가가 이통사 간 품질 경쟁을 유도하는 데 역할을 해왔음을 부정할 순 없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더 큰 역할을 요구 받고 있다. 통신망은 대용량 트래픽을 유발하는 AI를 안정적으로 실어나르는 촘촘한 미세혈관으로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

마침 정부도 통신 품질 평가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 중이라고 한다. AI 시대에 발맞춰 통신품질평가를 이통사 줄 세우기용 성적표가 아니라, 이용자 체감을 높이도록 내실 있는 투자를 유도하는 실질 지표로 개선해야 한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