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시니어 일자리 사업을 양적 확대 중심에서 안전·품질 중심 '질적 전환'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 노인생산품 인증제를 최초 도입하고 참여자 안전관리를 의무화한다. 단순 소득 보전 수단에 그쳤던 시니어 일자리가 품질 경쟁력을 갖춘 생산 주체 겸 지역 돌봄 인프라로 성장할 단초가 될 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노인생산품 인증제'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현재 복지부는 산하 공공기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우수 노인생산품 사업장 기준 설계 및 상표출원 컨설팅 사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3분기까지 우수 사업장 기준 설계와 디자인 개발·권리화를 마칠 예정이다. 4분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관련 법·제도 개선 검토도 추진 중이다.
인증 기준으로 △참여 시니어 생산·제공 참여율 △관련 고용 및 근로조건 △시니어 작업장 안전·품질관리 △지역사회 협력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증제가 도입되면 시니어 생산품은 '복지 사업 결과물'이 아닌 품질이 검증된 상품으로 공공구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그간 노인생산품 판로 확대의 걸림돌로 꼽혀 온 신뢰도 문제를 제도로 푸는 셈이다.
시니어 일자리 참여자 안전관리도 '재량'에서 '책임'으로 바뀐다. 그간 관련 사업은 유형별 부대경비 내에서 안전 관련 비용을 집행해 왔다. 별도 항목이 없어 관리 효율성 저하·사고 위험성 등 우려가 있었다.
이에 복지부는 연내 사업지침 개정을 통해 '참여자 안전관리비'를 독립 항목으로 신설하고 집행을 의무화한다. 비용은 상해보험료·안전물품 구입비·안전교육비 등에 쓰인다. 참여자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사업 지속가능성을 떠받칠 안전장치가 마련됐다.
고령화와 인구 유출이 겹쳐 공공서비스 공백이 큰 농산어촌에서는 시니어 일자리가 돌봄·안전 인프라의 빈자리를 메운다. 일자리 정책과 지역소멸 대응을 연결하는 시도다.
공동체사업단 신규 창업을 지원하는 초기투자비도 늘어난다. 통합 공모 사업 규모는 2024년 5억8400만원, 2025년 7억3500만원에서 올해 15억원으로 확대된다. 식사·세탁·집수리·이동지원 등 취약계층 일상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 통합 돌봄 플랫폼' 구축이 목표다.
소액을 넓게 뿌리는 대신 검증된 모델에 집중 투자해 시니어 일자리를 지역 돌봄 공백을 메우는 서비스 공급망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수행기관을 지정해 공동 신청하며 기관당 최대 2억원씩 8개소 내외에 투자한다.
정순돌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농산어촌 시니어 일자리 확보와 안전관리비 의무화는 지역소멸 등 사회적 문제와 시니어 일자리 현장의 맹점으로 꼽혀 온 사안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노인생산품 인증제는 취지에 공감하나, 시니어 사업장의 자립과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정책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