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초 토큰증권(STO) 시장 개화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인프라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장외거래소 개설 준비와 증권사별 플랫폼 구축이 맞물리면서, 초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토큰증권 제도 시행을 앞두고 발행·유통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큰증권은 부동산, 미술품, 음원, 지식재산권(IP), 비상장 자산 등 기존 자본시장에서 유통이 쉽지 않았던 자산을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증권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민·관 합동 토큰증권 협의체를 가동 중이며, 7월 중 세부 제도 방향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토큰증권 도입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내년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다.
씨티그룹은 최근 '토큰화 2030: 월스트리트 온체인' 보고서에서 글로벌 토큰화 자산 시장이 2030년 5조5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토큰화가 가상자산 업계의 실험을 넘어 기존 금융시장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예탁결제원(DTCC),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등 주요 시장 인프라 기업들이 토큰화 기술을 실제 발행·거래·결제 구조에 접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조각투자 상품을 실제로 사고팔 수 있는 장외거래소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예비인가를 받은 KDX와 NXT컨소시엄이 본인가를 거쳐 유통 채널을 가동하면 증권사와 조각투자 사업자 간 플랫폼 연계, 상품 소싱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체 STO 발행 플랫폼 구축과 가상자산 거래소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주요 사업자에게 STO 발행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채권·MMF 등 정형증권까지 포괄하는 통합 발행 시스템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코인원, OKX, 컴투스홀딩스와 협력해 디지털자산 인프라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 앱과 MTS 상호 연결 계획도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STO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펄스(PULSE)' 프로젝트를 통해 분산원장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며 발행 이후 유통시장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KB증권은 발행과 유통을 연결하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캔톤 재단, 웨이브릿지와 협력해 글로벌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캔톤 네트워크 기반 디지털자산 인프라 적용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시장에서 자산 토큰화 사업 가능성을 먼저 점검하고 있다. 지난 1월 홍콩에서 국내 금융사 최초로 디지털 채권을 발행하며 블록체인 기반 채권 발행·결제 구조를 시험했고, 홍콩법인을 통해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도 확보했다. 주식·채권과 디지털자산을 하나의 투자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모델을 추진하고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가 주도하는 토큰화 워킹그룹에도 참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큰화의 장점은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증권을 발행하고 거래한 뒤 배당, 이자 지급, 투자자 권리 관리, 규제 점검까지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