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암 선별 정확도 94%…12가지 암진단 플랫폼 계획

암 조기진단 전문 바이오기업 엑소피아(대표 박혜은)는 엑소좀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오치야 다카히로 일본 도쿄의과대학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개발한 '혈액 기반 다중암 조기진단 기술'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며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4일 밝혔다.
엑소피아는 오치야 다카히로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엑소좀이라고 불리우는 혈액 속 세포외소포체(EV)에 포함된 암 관련 단백질을 분석해 주요 5개 암(췌장암, 폐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의약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국제 분자과학 저널(IJMS)'에 지난달 26일 게재가 승인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엑소좀 기반 진단법의 가장 큰 한계로 지적돼 온 복잡한 엑소좀 분리·농축 공정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기존 방식은 혈액 속 엑소좀을 별도로 분리해야 해서 검사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높으며, 분리 과정에서 정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들이 있었다.
반면 엑소피아와 오치야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은 혈청 상태의 샘플을 근접확장분석법(PEA) 기술에 적용해 엑소좀 관련 표적 단백질을 고감도로 정량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5개 암종 환자와 정상 대조군 혈청 샘플에 적용하고, 인공지능 기반 머신러닝 분석을 결합했다. 그 결과 암 유무를 선별하는 진단 성능에서 민감도 92.9%, 특이도 95.7%를 보였으며, 전체 정확도는 약 94% 수준으로 확인됐다. 특히 단순히 암의 존재 여부를 판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이 어느 장기에서 시작됐는지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30~150나노미터(㎚) 크기의 미세 입자로, 암세포 역시 암 발생 초기부터 엑소좀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세포 유래 엑소좀에는 암의 특성을 반영하는 다양한 단백질과 유전정보가 포함돼 있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액체생검 기반 조기 암 진단의 핵심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혈액을 이용한 검사는 검사방법이 간편하고 CT나 MRI 등 영상검사에서 확인되기 전 단계의 초기 상태에서도 암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암 검진 기술로 평가된다.
엑소피아는 그동안 일본 오치야 교수팀 및 화순전남대학교병원팀들과 협력해 한국인 맞춤형 암 조기진단 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2022년에는 오치야 교수팀과 엑소좀 기반 조기 암진단 기술 공동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2023년에는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등 국내 바이오 전시회에 참가해 엑소좀 기반 암 진단 기술과 관련 제품을 소개하며 업계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성과는 그동안 추진해 온 국제 공동연구가 실제 학술적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엑소피아는 2025년 오치야 다카히로 교수와 윤택림 창업자를 공동 발명자로 하는 관련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이번 논문 게재를 통해 기술의 독창성과 과학적 근거를 국제적으로 제시하게 됐다.
엑소피아의 연구개발 방향은 창업자인 윤택림 전남대 명예교수와 박혜은 대표의 임상적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윤택림 창업자는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진료처장, 전남대학교병원장을 역임한 정형외과 전문의로,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암 조기진단의 중요성을 절감해 왔다.
박혜은 대표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정기검진과 예방의학, 환자 중심 건강관리의 중요성에 주목해 왔으며, 일본 연구진과의 협력 및 검진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이끌어 왔다.
박혜은 대표는 “이번 연구는 혈액 한 방울 수준의 소량 샘플로 주요 암을 동시에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며 “복잡한 엑소좀 분리 공정을 줄이면서도 암 관련 엑소좀 단백질 신호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대중적인 암 조기검진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생을 환자 치료에 헌신해 온 윤택림 창업자의 임상 철학과 오치야 교수팀의 세계적 연구 역량이 결합해 국제학술지 게재라는 결실을 맺었다”며 “국내·외 임상시험과 인허가, 상용화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해 국민들이 보다 쉽고 빠르게 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검사 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연구가 가능하도록 많이 도와준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병원의 한국인체자원거점은행 관계자들과 진단검사의학과 신명근 교수(진단검사의학재단 이사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다중암 조기진단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고령화와 암 발생 증가로 인해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혈액 기반 검사는 검사 접근성과 반복성, 환자 편의성 측면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
엑소피아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폐암, 췌장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등 주요 암종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검증을 확대하고, 향후 정기 건강검진에 적용 가능한 12개의 암을 동시에 진단하는 암 조기 스크리닝 플랫폼으로 완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엑소피아 관계자는 “이번 논문 게재는 엑소좀 기반 암 조기진단 기술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에서 한국 바이오기업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