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학 AI 교육이 산업 현장과 괴리된 채 운영되면서 '배운 인재'와 '쓸 수 있는 인재' 사이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단순 코딩 교육이나 이론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 프로젝트와 도메인 지식을 결합한 융합형 교육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은 국내 AI 교육 경쟁력이 정체된 원인으로 투자 부족과 산업 수요 미반영을 꼽았다.
조 회장은 “2025년 기준 국내 AI 인재양성 예산은 약 1조2000억원 수준으로 미국과 최대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며 “산업계 수요 기반 교육체계가 대학 현장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면서 AI 인재 미스매치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도 기존 대학 교육과 차이가 크다는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AI 관련 초·중급 인력 배출은 꾸준하지만 즉시 투입 가능한 인재는 1만6600명 이상 부족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조 회장은 대학과 기업이 직접 연계해 실무를 경험하는 '캡스톤 프로젝트' 중심의 산업 연계형 교육 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향후 사라질 교육 방식으로 '암기식 AI 교육'을 지목했다.
조 회장은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 중심 이론 교육이나 단순 자격증 취득 위주 교육 효용은 점차 낮아질 것”이라며 “반대로 산업 현장·프로젝트 기반 실무 교육,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역량, 리스킬링 교육은 필수 영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교육 대전환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산학협력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정부·산업계·대학이 함께 산업 수요 기반 교육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며 “AI 단일기술 교육을 넘어 반도체·제조·바이오·금융 등 주요 산업과 AI를 결합한 융합형 교육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시장이 커져야 인재도 모인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산학협력은 취업 연결 수준을 넘어 AI 산업 시장 자체를 키우는 전략과 맞물려야 한다”며 “글로벌 프로젝트와 산업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더 높은 수준의 AI 인재가 필요해지고, 결국 우수 인재가 AI 분야로 유입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산학 연계형 인재양성 모델 사례로는 최근 확대되는 교육부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사업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회장은 “대학 단계부터 산업계와 함께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현장 프로젝트·인턴십·채용까지 연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산업계는 신입 재교육 비용을 줄이고 즉시 활용 가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련 사업에는 올해 3개 대학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40개 대학이 참여한다. 협회는 현장 직무 기반 정보 제공, 교육과정 개편, 인턴십·채용 연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AI 인재양성은 더 이상 AI 단일 전공 중심이 아니라 산업 도메인과 AI를 결합한 융합형 인재양성 체계로 확대될 것”이라며 “산업계와 대학을 연결하는 산학협력 허브 구축과 현장 프로젝트 중심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