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던스·지멘스 EDA·시놉시스 등 전자설계자동화(EDA) 빅3가 AI 에이전트 기반 검증 자동화 플랫폼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AI 반도체 설계 복잡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개발 병목으로 떠오른 '검증' 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던스는 지난 2월 '칩스택 AI 슈퍼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지멘스 EDA는 3월 '퀘스타 원 에이전틱 툴킷'을 공개했고, 시놉시스도 같은 달 에이전트엔지니어 기술 기반 'L4 에이전틱 워크플로'를 선보였다. 모두 기존 EDA 툴에서 엔지니어가 수행하던 설계·검증 업무를 AI 에이전트로 보조하는 플랫폼이다.
EDA는 반도체 칩을 실제 생산하기 전 회로 설계, 검증, 시뮬레이션, 배치·배선 등을 지원하는 설계 소프트웨어다. 이 가운데 검증은 설계가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핵심 단계다.
검증 자동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AI 반도체 설계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수요 확대로 하나의 칩에 수백억 개 트랜지스터와 다수 기능 블록이 집적되면서 설계 오류를 사전에 찾아내는 과정이 한층 복잡해졌다.
시장 자체 수요 기반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 자체 AI 반도체 설계가 확대되면서다. 구글·아마존·테슬라 등이 자체 AI칩 개발에 나서며 EDA 고객군은 기존 엔비디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반도체 기업에서 빅테크로 넓어지고 있다.
실제 수주잔고도 확장세다. 1분기 기준 케이던스 수주잔고는 80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시놉시스 113억달러로 전년 동기 77억달러에서 47%가량 늘었다. 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 수주는 약 19억달러로 집계됐다. EDA 대형 수주가 소프트웨어 수주 성장을 견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첨단 공정 전환도 EDA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양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차세대 설계 툴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2나노 공정에 도입되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는 기존 핀펫보다 구조가 복잡하고 설계 제약이 많아 고도화된 EDA 기술이 필수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설계 병목은 단순히 인력을 늘리거나 검증 서버를 추가하는 방식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설계가 복잡해질수록 칩 내부 모듈 간 상호 운용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검증 고도화가 중요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