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 내부에서 한타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감염이 의심되는 영국인 환자가 외딴 섬에 격리되자 영국 정부가 자국민 치료를 위해 공수부대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제16공수여단 소속 공수부대원 6명과 중환자 전문 의료진 2명으로 구성된 긴급 대응팀이 최근 공군 A400M 수송기를 이용해 남대서양의 외딴섬 트리스탄 다 쿠냐 상공에서 낙하산으로 강하했다고 밝혔다. 섬 내 의료물자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 결정된 사항이다.
작전은 지난 4월 중순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내린 한 영국인 남성으로부터 시작됐다. 치명적인 한타바이러스가 확산해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문제의 선박이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한 '안데스 변종'으로 알려져 방역 당국이 확산에 유의하고 있다.
해당 남성은 하선 2주 만인 지난달 28일부터 설사와 발열 등 한타바이러스 의심 증상을 보였다. 격리된 남성은 현재 안정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구 221명의 작은 섬인 트리스탄 다 쿠냐는 전문 의료 시설과 산소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공수부대 투입이 결정됐다.
영국 해외 영토에 해당하는 트리스탄 다 쿠냐는 세계에서 가장 외딴 유인도 중 하나로, 활주로가 없어 평소 선박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긴급한 산소 공급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박 이동은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군 당국은 섬의 골프 코스를 착륙 지점으로 삼아 의료진과 함께 3.3t(톤) 규모의 의료 물자를 안전하게 전달했다. 영국군이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의료진을 낙하산으로 투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전을 지휘한 에드 카트라이트 준장은 “강풍과 좁은 지형 때문에 매우 기술적이고 어려운 점프였다”며 “자칫 실수하면 대서양 한복판에 빠질 위험이 컸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작전은 해외 영토와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해당 크루즈선과 관련된 한타바이러스 확진 사례는 총 6건이며, 이 중 영국인 확진자 2명은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국(UKHSA)은 다른 승객들에 대해서도 시설 격리 및 자가 격리 조치를 내리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섬에 투입된 병력은 조치를 마치고 추후 선박을 통해 섬을 빠져나올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