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비트코인 베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시장 폭락기에도 매수를 멈추지 않았던 엘살바도르 정부는 현재 7600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올해 5월 기준 7643개다. 총 매집 규모는 약 6억223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며 글로벌 관심을 받았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약 4만7000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2022년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엘살바도르 정부 역시 대규모 평가손실을 기록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오히려 추가 매수에 나섰다.
특히 2022년 7월 비트코인 가격이 1만9000달러선까지 떨어졌을 당시 정부는 비트코인 80개를 추가 매입했다. 당시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저가에 팔아줘서 고맙다”고 적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같은 매집 전략은 지난해 대폭락 국면에서도 이어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해 11월 일주일 동안 약 1090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 시장에서는 당시 상황을 두고 '2025년 비트코인 대폭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SNS에 보유량 그래프를 공개하며 “후아(Hooah)!”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도 엘살바도르는 하루 1개씩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이른바 '1일 1BTC 매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갈등은 변수로 꼽힌다. 엘살바도르는 지난해 말 IMF로부터 14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았다. 당시 IMF는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정책 축소와 정부 보유량 확대 중단 등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이후에도 비트코인 매입을 지속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동안 1633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확보했다.
IMF는 당시 성명을 통해 “엘살바도르가 프로그램 약속을 준수하는지 적절한 시기에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작 국민들의 실사용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국민의 약 90%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해외 송금 분야에서는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암호화폐 지갑을 통한 해외 송금액은 173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7% 늘었다.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정책 외에도 강경한 치안 정책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그는 초대형 교도소 '세코트(CECOT)'를 중심으로 대규모 갱단 소탕 작전을 벌여 중남미 최고 수준이던 범죄율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인권 침해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확보 움직임은 엘살바도르만의 사례는 아니다. 부탄은 수력 발전 기반 비트코인 채굴을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 규모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 역시 압수 비트코인을 활용한 전략 비축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