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車부품사 '에스엘' 하도급 위반 제재…“계약서 최대 605일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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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 중견기업 에스엘의 하도급 거래 전반에서 구조적 위반이 드러났다. 계약 단계부터 대금 지급까지 핵심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금형 업계 관행 문제를 겨냥해 제재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스엘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800만원을 부과했다고 5일 밝혔다. 지연이자와 어음할인료 미지급에 대해서는 자진 시정을 반영해 경고 조치를 적용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드러났다. 에스엘은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40개 수급사업자에 자동차 부품 금형 제조를 위탁하면서 총 328건의 계약서면을 뒤늦게 발급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작업 착수 전 서면 발급을 의무화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최소 8일에서 최대 605일까지 지연됐다. 작업이 이미 진행된 뒤 계약 조건이 확정되는 구조였다.

대금 지급에서도 법 위반이 이어졌다. 에스엘은 41개 수급사업자와의 342건 계약에서 목적물 수령 후 60일을 넘겨 잔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이자 5억9651만원과 어음할인료 2억1924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미지급 금액은 총 7억2889만원 규모다. 하도급법은 60일 초과 시 지연이자 지급과 함께 어음 사용 시 할인료 지급을 명시하고 있다.

조사 이후 회사는 미지급 금액을 모두 정산했다. 공정위는 이를 반영해 해당 위반에는 경고 조치를 내렸다. 반면 서면 발급 지연 행위는 반복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례가 금형 산업 특유의 거래 관행을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금형은 자동차와 가전 생산의 기초 공정이다. 다품종 반복 생산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그럼에도 계약서면을 뒤늦게 발급하거나 대금을 늦추는 관행이 이어졌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에스엘은 조사 이후 자진 시정했다. 수급사업자 선정 단계에서 즉시 계약서를 발급하고 대금 지급 시점도 앞당기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정비했다.

공정위는 금형 분야를 포함한 뿌리산업 전반에 대한 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형은 제조 경쟁력의 기반 산업”이라며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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