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던 껌에서 그놈 DNA 확보…美 46년만에 미제사건 범인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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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미국 워싱턴주에서 다수의 성폭행 살인 사건을 일으킨 진범 미첼 개프(68) 머그샷. 사진=서스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경찰, 껌 제조사 연구원 위장…범인 집 찾아가 “껌 맛보라” 제안

46년 전 미국 워싱턴주에서 연쇄 성폭행과 살인 사건을 일으킨 미제사건 범인이 경찰의 기발한 위장 수사로 덜미를 잡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USA 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 법정에 선 미첼 개프(68)는 1980년 수잔 베시와 1984년 주디 위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40여년 전 발생한 미제사건의 실마리가 풀린 것은 지난 2023년, 수사당국이 개프를 진범으로 지목하면서 부터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1984년 위버 사건에 범인이 사용한 포박용 끈에서 남성 DNA 프로필을 검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찰은 끈에서 나온 DNA를 미 연방 DNA 데이터베이스 CODIS에 입력한 결과, 1985년 자매 성폭행 사건으로 복역한 개프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사건을 유죄로 확정 짓기 위해서는 현재 시점의 DNA 샘플을 직접 채취해 대조해야 한다. 그러나 개프는 앞서 수십 년간 복역 생활을 이어왔기 때문에 수사 기관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샘플 채취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경찰은 위장 수사에 나섰다. 껌 제조회사 연구원으로 위장한 수사관들은 개프의 집을 찾아가 여러 가지 맛의 껌을 맛보라고 제안했고, 그가 씹고 버린 껌에서 DNA를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 사건 조사는 1984년 위버 사건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그러던 중 미제 사건 담당 형사는 1980년 피해자인 베시의 남편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게 됐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미제 사건을 해결했으면서 왜 아내의 사건은 해결하지 못했는지를 따지는 전화였다.

형사는 베시 사건을 다시 조사했고, 두 사건 사이의 유사점을 발견했다. 이후 베시 사건 증거품에서도 개프의 DNA가 확인되면서 개프는 총 두 건의 성폭행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기소됐다.

성적 가학증 진단을 받은 피의자 개프는 최소 1979년부터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 앞서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1980년 하루에 최대 30명의 여성과 소녀를 공격하려고 했으며, 최소 8명을 실제로 성폭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개프에게 최소 61년의 징역형을 구형했으며, 법원 선고는 5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현지 언론은 최소 20년형에서 최대 징역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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