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가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ANCHOR, 앵커)로 재구조화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지자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렴해 온 대학 의견을 직접 듣는 창구를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지자체를 통한 소통 구조 한계를 보완하고 대학 현장 목소리를 정책에 보다 직접 반영한다는 취지다.
라이즈 사업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 대학과 협력 사업을 설계하고 의견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지자체와 대학이 처음 협력하는 과정에서 행정 시스템 이해 부족, 사업비 집행 기준, 운영 방식 차이 등으로 어려움이 발생해 왔고, 대학 의견이 한 번 걸러진 채 교육부에 전달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육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기존 전달 구조는 유지하되, 이를 보완하는 '직접 소통 채널'을 추가로 구축해 현장 의견을 보다 입체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전략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자체를 통한 공식적인 소통 창구는 마련돼 있지만, 개별 대학의 다양한 의견은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자체 네트워크가 있는 만큼 이 네트워크를 할용해 현장 밀착형으로 소통하고 환류하는 모델을 별도로 만들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이 과업의 목적과 범위 안에서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해 소통계획안을 작성하는 단계”라며 “계획안을 한국연구재단과 검토한 뒤 수정 사항이 있으면 보완 후 협약 체결을 거쳐 약 1년 8개월 동안 추진하고, 시기 적절성 등도 함께 심사해 최종 계획을 확정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통계획안은 '전국 라이즈 수행대학 현장 의견 청취를 통한 정책 개선 방향 도출'이라는 과업명으로 추진된다. 이르면 5월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대교협과 전문대교협이 어떤 방식으로 대학 의견을 수렴할지, 실제 자유로운 의견 청취 시스템으로 작동할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앵커로 재구조화하는 과정에서 보다 실질적인 대학 의견을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라이즈 사업이 기존 사업과 운영 방식이 달라 대학마다 체감하는 애로사항이 다를 것으로 보고 대학·지자체 간 수평적인 협력 구조를 위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 의견 수렴은 기존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를 사업 형태로 공식화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교육부와 연구재단이 내용을 조정 중으로 세부 내용은 변동 가능성이 있고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대교협 관계자는 “대학 현장을 직접 찾아가 애로사항을 가감 없이 듣고, 이를 주기적으로 교육부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인데 자주 공유해서 즉각적으로 반영될 수 있게 할 예정이다”며 “지역별로 현장을 방문해 예산 집행의 어려움이나 사업 운영상의 문제 등 대학이 체감하는 고충을 폭넓게 수렴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라이즈 사업을 앵커로 재구조화하는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앵커는 '닻(anchor)'을 의미하는 명칭으로, 지역에 인재를 정착시키고 지역 간 연계를 확대하는 등 지역 인재 양성의 방향성을 보다 강조한 개념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를 둘러싼 혼란도 적지 않다. 사업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명칭이 도입되면서, 홈페이지와 각종 문서 등 기존 라이즈 관련 체계를 수정해야 하는 행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책의 본질적 변화보다는 외형적인 변화에 집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정책의 큰 틀은 유사한데 굳이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며 “현재도 행정과 각종 시스템에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 운영이나 성과보다 명칭 변경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추진하는 라이즈 체계는 유지된다”면서도 “인재 양성과 육성 기능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앵커로 재구조화하고 명칭 변경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를 뛰어넘는 대학 현장 소통 계획은 앵커 체계로의 전환 과정에서 지자체를 통해 전달되는 의견뿐 아니라 대학이 직접 체감하는 애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