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 농자재 수급 우려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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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지난 10일 과채 품목별 생산자협의회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농자재 수급 상황과 과채류 수급 안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중동 사태 장기화로 농자재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품목에선 실제 가격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전체 수급 불안으로 보는 시각은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비료는 현재 기준 완제품 재고가 약 3만톤 수준이다. 여기에 보유 원료를 활용한 추가 생산 가능 물량까지 더하면 약 8만톤 규모가 된다. 이 물량이면 7월까지는 공급에 차질이 없다. 일부 지역에서 물량이 조기에 소진되는 사례가 나타났지만 생산과 공급 일정 차이, 조기 구매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 비료의 약 97%는 농협을 통해 공급된다. 농협은 전년도 판매량을 기준으로 지역별 공급량을 배정한다. 지역농협 역시 농가의 과거 구매 실적 범위 안에서 판매량을 제한한다. 동일 면적에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추가 구매는 어렵다.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기 어려운 구조다.

실제 농협 판매 가격은 중동 사태 이전과 동일한 수준이다. 일부 민간 유통에서 가격 변동이 나타나지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없다.

농약도 안정적인 흐름이다. 올해 사용할 원제의 90% 이상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완제품 생산과 공급이 이뤄진다. 원제의 중동 수입 비중이 낮아 가격 변동 요인도 제한적이다. 판매 가격 역시 연초에 결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현재 농업용 필름은 가격 상승이 확인된다. 원자재 가격과 공급 제약 영향이 반영됐다. 일부 민간 유통과 지역농협 자재센터에서 인상 사례가 있다. 동일 품목이라도 유통 경로와 시점에 따라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수급 자체보다 수요의 반응이다. 필요 이상 구매가 늘어나면 일부 지역에서 물량이 먼저 소진된다. 이는 실제 공급 부족이 아니라 수급 흐름의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감 불안이 다시 수요를 자극하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

수급 불안의 성패는 물량 자체보다 관리와 전달에 달려 있다. 재고와 유통 상황을 어떻게 유지하고 공유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불필요한 변동도 달라질 수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이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일관된 관리를 한다면 과도한 불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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