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물건 훔치려다 직원에 저지당하자 "폭행당해" 소송

미국 오리건주에서 한 남성이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직원에게 저지당하자, 가게를 상대로 1만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어 논란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코인(KOIN)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달 오리건주 포틀랜드 멀트노바 카운티 법원에는 앨버트슨 슈퍼마켓과 직원을 상대로 한 1만달러(약 148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됐다.
원고는 조슈아 찰스 메르켈(45)로, 지난 2024년 3월 4일 앨버트슨 매장을 찾은 '도둑'이다. 당시 그는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실은 채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갔다. 가진 돈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물건을 훔쳐갈 의도로 매장을 방문한 것이었다.
메르켈의 절도를 목격한 슈퍼마켓 직원 매튜 딤 쿠퍼는 매장 주차장을 가로질러 메르켈의 뒤를 쫓았다.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쇼핑 카트를 버리고 도망치는 메르켈을 향해 쿠퍼가 팔을 휘두르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폭행이 얼마나 심각하게 이뤄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메르켈은 이튿날 응급실에서 턱뼈 골절과 멍든 눈을 치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쿠퍼는 사건 직후 2급 폭행 혐의로 징역 6년 형에 직면했으나 지난해 9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에 메르켈이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서 추가로 법정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메르켈은 “제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안다.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됐고, 제가 그곳에 없었더라면, 배고픔에 찌들어 도둑질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것도 안다”면서도 “하지만 직원의 폭행은 과했다”고 주장했다.
쿠퍼 측 변호인은 “메르켈은 스스로를 '레미제라블'의 장 발장에 비유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며 “그는 티본 스테이크 한 팩을 포함한 고가의 식료품을 메스암페타민과 교환하려고 했다. 포틀랜드에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가 있지만 메르켈은 그런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반박했다.
절도범의 소송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쿠퍼는 올해의 직원상을 받아야 한다” “저런 도둑들이 소송을 걸도록 부추기는 법이 문제다” “안 훔치면 맞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미국에서는 소매업체를 겨냥한 절도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절도를 저지하려던 매장 직원이 폭행을 당하는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한데다, 사건 발생 후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경범죄 처분만 받은 채 풀려나는 경우가 많아 공권력의 실효성 논란도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치안 불안과 피해 누적이 한계치에 다다르면서 영업을 중단하는 소매점들도 속출하고 있다. 메르켈이 절도를 저지른 앨버트슨 매장 역시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