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밀 5배 키운다...'품질↑, 수요 맞춤 구조'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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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밀 산업육성 기본계획

국산 밀 산업이 '양적 확대'에서 '품질 중심 구조'로 전환한다. 생산을 늘려도 소비가 따라오지 않던 한계를 넘기 위해서다. 정부는 품질 기준을 전면 개편해 수요 기반 산업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제2차 밀 산업육성 기본계획(2026~2030년)'을 발표했다. 균일한 품질을 확보해 시장 수요를 끌어내고 이를 다시 생산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2030년까지 재배면적 5만ha, 생산량 20만톤, 자급률 8%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 1차 계획은 생산 기반 확대에 집중했다. 실제로 재배면적은 5200ha에서 9100ha로 늘었고 농업경영체도 3000여 개에서 5600여 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품질 편차가 크고 균일도가 낮아 가공업체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번 계획은 방향을 바꿨다. 생산 단계부터 품질을 중심에 둔다. 밀 전문생산단지 평가 기준을 면적과 이행률에서 1등급 생산 비율과 품질 균일도로 전환한다. 정부 지원도 차등화한다. 시설과 장비 지원, 비축 물량 배정까지 고품질 생산 단지에 집중한다.

재배 단계 관리도 강화한다. 단지별 기후와 토양 조건을 반영한 맞춤형 재배 매뉴얼을 보급하고 현장 컨설팅을 의무화한다. 품종 선택 역시 시장 수요에 맞춘다. 제빵용 종자 가격을 낮추고 비축 매입 단가를 등급별로 차등 적용해 고품질 생산 유인을 높인다. 기후변화 대응 품종과 가공 적성 중심 연구개발도 병행한다.

유통 구조는 '블렌딩' 중심으로 재편한다. 서로 다른 품질의 밀을 혼합해 균일도를 맞추는 방식이다. 수입 밀은 이미 블렌딩 형태로 들어오지만 국산 밀은 지역별 편차가 커 대량 수요처 확보에 제약이 있었다. 정부 시범사업에서는 단백질과 회분의 편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인프라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정부 비축 물량을 활용해 블렌딩 공급을 확대한다. 동시에 비축 제도도 손질한다. 보관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용도와 품질에 따라 할인율을 다르게 적용한다. 하등품은 일반 시장에서 분리해 특수용도 시장으로 한정 공급한다. 고품질 밀 유통 비중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소비 확대 전략도 바뀐다. 일회성 홍보에서 벗어나 공공급식과 연계한 상시 소비 구조를 만든다. '국산 밀 DAY'를 확대해 급식 시장 반응을 데이터로 축적하고 메뉴 개발과 연결한다. 임산부 지원사업과 농식품바우처 사업에도 국산 밀 제품을 포함해 정책 소비를 늘린다.

아울러 국산 밀 계약재배 참여 기준을 완화하고 제분 비용 지원 한도를 상향한다. 신규 업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기존 업체의 사용량 확대를 유도하는 구조다. 산업 전반의 협력을 위해 생산자와 유통·가공업계가 참여하는 협의체도 운영한다.

박정훈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수요에 기반한 생산 체계로 전환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고품질 생산과 유통, 소비 확대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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