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러시아 간의 선거 유착 의혹을 조사한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사망 소식에 “기쁘다”고 발언해 여야 모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 유족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뮬러 전 국장이 향년 81세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 장소와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뮬러 전 국장은 사망 전 파킨슨병을 앓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로버트 뮬러가 방금 죽었다.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며 “이제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뮬러 전 국장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일주일 전 FBI 국장으로 취임해 2013년까지 총 12년간 FBI를 이끌었다. 테러 방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수많은 테러 계획을 저지한 뮬러 전 국장은 초당적 지지를 받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뮬러 전 국장은 지난 2017년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특검)으로 임명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게 됐다.
당시 수사는 2016년 미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 여부와 트럼프 선거 캠프의 연관성을 조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은 러시아가 트럼프를 위해 선거에 개입했으며, 트럼프 캠프 역시 이를 반겼다고 결론 내렸지만,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방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소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당시 뮬러 전 국장은 “철저한 사실 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 방해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백하다면 그렇게 밝혔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관계와 적용 가능한 법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그렇게 판단 내릴 수 없었다”며 의혹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 22개월 동안 뮬러 전 국장이 자신을 “마녀사냥”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뮬러 전 국장은 이와 대조적으로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대신 수사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더라도 부고 소식에는 애도를 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뮬러 전 국장의 사망 소식을 반겨 여야 모두에서 질타를 받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에 대해 돈 베이컨 하원의원(공화당·네브래스카주)은 “기독교인답지 않은 행동이다. 잘못됐다”며 “정말 불필요한 발언이다. 자충수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메릴랜드주)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을 “전형적으로 비열한, 예상됐던 '정신 나간 소리'”라며 “그는 오랜 친구였던 제프리 엡스타인 죽음에 대해서는 이번처럼 부정적이거나 감정적으로 말한 적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뮬러 전 국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법치주의에 대한 끊임없는 헌신과 우리의 근본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 덕분에 뮬러는 우리 시대 가장 존경받는 공직자 중 한 명이 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