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교육부, '현장형 인재' 키운다…명지대 반도체 특성화 대학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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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명지대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하 클린룸에서 학생들이 웨이퍼 에칭을 진행 중이다. (사진=교육부)

#용인 명지대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하 클린룸, 웨이퍼 공정이 한창이다. 방진복을 입은 학생들은 실제 반도체 생산 현장에서 쓰이는 장비와 유사한 설비를 다루며 공정 흐름을 익힌다. 학생들은 “이론만 배우는 게 아니라 장비를 직접 다뤄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명지대 반도체 특성화대학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인재 양성을 목표로 운영된다. 단순 설계 중심이 아닌 공정 장비, 테스트, 패키징 등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교육 체계를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현장을 둘러보면 '장비 중심 교육'이라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실제 기업에서 사용되던 공정 장비를 일부 도입하거나 교육용으로 재구성해 학생들이 구조와 원리를 직접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실습실 내부에는 연구개발(R&D) 수준의 장비가 배치돼 학부생도 실습에 활용한다. 가스 및 재료 등을 포함한 실습 비용 또한 전액 학교에서 부담한다.

이에 반도체공학부로 전과를 고려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2층 진공기술 실습실에서 만난 학생들 가운데에는 물리학과, 컴퓨터공학과 등으로 입학한 뒤 실습 중심 교육과 취업 연계 가능성을 이유로 반도체공학부로 진로를 바꾼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물리학과에서 반도체공학부로 전과한 최재환 학생은 “이론과 다른 부분들은 실습을 통해 발견하고, 그 이유에 대해서도 직접 알아볼 수 있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실제 산업에서 사용되는 장비가 갖춰져 있고, 실습 비용도 전부 학교에서 지원해주기에 실무 역량을 쌓아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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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명지대 반도체특성화대학 진공기술 실습실에서 학부생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이같은 환경은 기존 대학 교육과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학생들이 수업 외에도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자유롭게 장비를 활용할 수 있어 실무 경험을 빠르게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형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채용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조세윤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박사과정생은 “연구 논문을 쓰다보면 어떻게 검증을 했는지에 대한 코멘트가 오는데, 이때 실험 장비를 활용해 실험 수치를 제시할 수 있어 메리트가 크다”며 “이론과 실습을 중시하는 기업들에서도 취업 제안이 들어와 올해 다음달부터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서대와의 교류도 교육 효과를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형태로 호서대에 머물며 1주일간 몰입형 교육을 받는다. 오전에는 이론, 오후에는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정재훈 명지대 학생은 “특히 명지대에 없는 패키징 장비를 활용한 실습과 현장 엔지니어의 직접 교육이 이뤄지면서 산업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기숙사를 제공해줘 이동 부담 없이 몰입해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던 점도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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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명지대 반도체특성화대학이 총 30억원 가량을 들여 지은 클린룸 입구. (사진=교육부)

산학협력도 강화했다. 삼성전자 등 산업계 출신 교원이 참여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기업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면서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하는 구조다. 실제 반도체 특성화대학 사업에는 교당 평균 18.2개, 총 693개 기업이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에 참여하며 산업계 연계가 확대되고 있다.

관련 지원은 교육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국가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나섰기에 가능했다. 교육부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약 4091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등 첨단산업 특성화대학을 육성하고 있다.

홍상진 반도체공학과 교수 겸 반도체특성화대학사업단장은 “반도체 교육은 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장비와 공정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교육부의 지원을 통해 산업계와 연계한 실습 중심 교육 체계를 만들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인재를 지속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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