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플러스] 中 거대 유통망 올라탄 K커머스, 글로벌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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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이 중국 초대형 플랫폼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이른바 'C커머스'의 파상공세를 방어하는 데 급급했던 이커머스 업계가 이제는 중국 거대 플랫폼의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지렛대로 삼아 해외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동시에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과 가성비(가격대비성능) 넘치는 막대한 상품 구색을 국내 플랫폼에 흡수, 내수 소비자 이탈을 막는 무기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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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K커머스-C커머스 합종연횡 본격화

한국과 중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의 합종연횡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먼저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K콘텐츠'와 결합한 고품질 한국 상품은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직접 한국 셀러를 모집하기엔 제품 신뢰도와 언어 장벽이 높다. 이미 검증된 셀러 풀(Pool)을 보유한 한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소싱 창구'로 활용하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양질의 상품군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 이커머스 업체들은 소매시장 내 이커머스 침투율이 50%에 육박하면서 성장 한계에 이른 내수 시장을 벗어나 중국 플랫폼을 발판으로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선 모양새다. 쿠팡과 네이버 중심으로 시장 경쟁 구도가 고착화하면서 막대한 마케팅비 지출과 최저가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 판매를 확대하고, 중국 플랫폼이 확보한 상품 공급력과 물류 역량을 끌어와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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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역직구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박종훈 신세계그룹 이마트부문기회전략본부 본부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제임스 동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G마켓, 알리바바와 혈맹…'글로벌·AI' 투트랙

신세계그룹 걔열 G마켓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G마켓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합작한 조인트벤처(JV)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과 AI 기술 도입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가동한다.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향후 5년 내 역직구(온라인 수출) 거래액 1조원을 달성하고, 수억명에 달하는 신규 해외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G마켓은 현재 알리바바 계열 동남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통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5개국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G마켓 글로벌 판매 참여 셀러는 총 1만6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7000명 이상이 실제 라자다에서 이른바 'K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현재 라자다에서 판매되는 K셀러 상품 수는 45만개에 달한다.

G마켓 측은 “해외 플랫폼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며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프로모션을 선보이는 등 국내 셀러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을 통해 남아시아와 남유럽(스페인·포르투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마켓은 알리바바가 축적한 우수한 AI 기술 노하우를 한국 시장에 활용하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먼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변하는 고객 행동 패턴을 감지하고, 초개인화된 상품 추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로 느낌이나 감각을 이미지로 판독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검색' 기능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예를 들어 고객이 '부드러운 소재의 러닝화'를 검색하면 '부드러움', '소재'와 같은 요소를 이미지로 판독해 적합한 상품을 보여줘 고객 관심을 높이는 형태다.

G마켓 관계자는 “광고에도 AI를 활용해 셀러들의 판촉 효율을 높일 것”이라면서 “상품에 따라 적합한 광고를 딱 맞는 고객에게 추천하고 이를 관리하는 운영 전반을 자동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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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지난달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둥닷컴과 손을 잡고 한국 판매자의 중국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신현호 11번가 전략그룹장(가운데)과 마르시아 마오 징둥크로스보더 비즈니스총괄(왼쪽), 쭤다 징둥코리아 지사장(오른쪽)

◇11번가, 징둥 물류망 타고 'K셀러 실크로드' 연다

11번가는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둥닷컴과 손잡고 국내 이커머스 최초로 미국과 중국을 잇는 'G2 커머스 벨트'를 완성했다. 징둥닷컴은 연매출 1조1588억위안(약 219조원)의 초대형 기업이다. 자회사 '징둥로지스틱스'는 강력한 풀필먼트 역량을 갖췄다.

이번 제휴는 2024년 기준 34조5000억위안(약 6500조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본토 직진출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려는 징둥닷컴과 K셀러의 우수한 상품을 중국 역직구 시장에 직접 꽂아 넣으려는 11번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11번가 셀러는 사전에 합의한 공급가액으로 '11번가 셀러오피스'에 상품을 등록하고, 중국 징둥월드와이드에서 주문이 발생하면 해당 상품을 국내 11번가 물류센터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이후 상품 검수부터 국내외 물류 이동, 까다로운 중국 통관, 현지 세금 처리까지 전 과정을 11번가와 징둥로지스틱스가 책임진다.

11번가는 징둥닷컴 메인 화면에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설해 초기 트래픽을 극대화한다. 특히 지난 2023년 중국 현지에 설립한 자회사 '연길십일번가상무유한공사(연길11번가)'가 현지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CS)를 전담하며 K셀러들의 판매 활성화를 전방위로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11번가는 향후 징둥닷컴이 보유한 가성비 높은 현지 상품을 국내에서 직접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소비자는 해외 직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이탈할 필요 없이 11번가에서 징둥닷컴은 물론 아마존이 제공하는 방대한 상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

11번가 관계자는 “징둥닷컴과 협업해 세계적인 인기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K뷰티, K푸드 등 국내 우수한 브랜드들의 상품을 해외로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11번가 셀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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