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바이오시밀러 공백 79%…207조원 '잠재 손실'

Photo Image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에서 독점권 상실을 앞둔 바이오 의약품 10개 중 8개는 아직 바이오시밀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 등을 인용해 발간한 '바이오시밀러의 지속가능성-유럽 시장의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32년까지 유럽에서 약 100개 바이오의약품이 특허 등 독점권을 잃는다. 이 가운데 79%는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가 없는 상태다.

전체의 10%만이 유럽 진출이 예정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했고 나머지 11%는 출시 여부가 불확실하다. 매출 규모가 작거나 희귀질환 치료제인 경우 개발이 특히 더딘 것으로 분석됐다. 안과 치료제가 대표 사례다.

안과 분야 최초의 바이오시밀러인 라니비주맙은 출시 6분기가 지났지만 점유율이 약 40%에 머물렀다. 다수 치료 영역에서 바이오시밀러 점유율이 50~6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파이프라인 공백으로 유럽 시장에서 발생할 잠재적 기회 손실은 약 1430억달러(약 20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독점권 상실을 앞둔 바이오의약품 전체 매출의 55%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고서는 “단순한 가격 인하만으로는 바이오시밀러 채택을 충분히 유도하기 어렵다”며 “제형 편의성, 의료진의 사용 경험, 진료 방식 등 가격 외 요인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채택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을 중심으로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는 추세다.

2024년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권고를 받은 28개 바이오시밀러 중 한국 기업 제품은 12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총 41개 허가 권고 제품 중 1개에 그쳤다.

보고서는 유럽 사례에서 확인된 바이오시밀러 산업의 구조적 과제가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블록버스터 중심 전략과 함께 안과·피부과 질환 등 신규 치료 영역 시장을 선점하고 제형 차별화와 글로벌 규제 간소화를 활용해 개발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축적된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신흥 시장 다변화에 나서야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국내 특허 만료 예정인 바이오의약품과 글로벌 파이프라인을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개발 공백이 예상되는 영역에 대해 산·학·연·정이 협력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