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의민족(배민)이 라이더들과 갈등을 빚었던 라이더 관리 프로그램의 지표를 조정하며 라이더 달래기에 나섰다. 모기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한 '로드러너'의 라이더 그룹 등급 산정 지표를 휴식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선해 도입한다. 하지만 라이더 노조는 등급 산정의 구체적인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최근 라이더를 대상으로 로드러너 그룹 산정 활동지표 중 '시간당 배달 건수(UTR·Units Per Hour)'와 '계획 대비 실제 운행 시간'을 제외한다고 공지했다. 오는 8일에서 21일까지 새 산정 방식을 적용하고, 오는 22일부터 그룹 등급제를 시행한다.
로드러너는 라이더의 2주간 성과를 기반으로 8등급으로 분류해 스케줄 배정 우선권을 차등으로 부여한다. 등급 지표로는 △UTR △계획 대비 실제 운행 시간 △배차 수락률 △배달 수행률 △배달 수행건수 등을 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UTR와 계획 대비 실제 운행 시간을 등급 산정 지표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로드러너의 등급 산정 지표 중 UTR, 계획 대비 실제 운행 시간은 속도 경쟁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이를 제외하면 라이더의 시간당 배달 압박을 줄이면서, 라이더들이 스케줄 근무 중에도 휴식을 자율적으로 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배민이 최근 라이더 노조의 잇따른 지적에 의견을 일부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강행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 노조는 로드러너의 스케줄 근무 방식이 과속을 유발한다고 보고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라이더 노조는 이번 지표 변경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배민이 로드러너의 그룹 등급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반대를 이어갈 계획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구체적인 등급 산정 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의로 지표를 넣었다 뺐다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배민은 현재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한 로드러너를 경기 오산시, 화성시, 동탄시와 함께 세종시 등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배민이 자체 개발한 '배민커넥트'를 기본 라이더 관리 앱으로 사용한다. 업계에서는 모회사인 DH가 기술 표준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전국으로 도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라이더 노조는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