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스캠 본거지에 전 세계 '가짜 경찰서' 두고 사기 행각

태국군 점령한 캄보디아 지역서 발견
수천 명 구조… 상당수 인신매매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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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기자가 캄보디아 스캠 근거지에서 발견된 가짜 싱가포르 경찰 세트장에서 유니폼을 입어보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태국군이 캄보디아 스캠 본거지에서 세계 여러 국가 경찰서로 꾸며진 스튜디오를 발견했다.

3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AN) 등에 따르면 태국군은 전날 캄보디아 북부 오다르메안체이주의 국경마을 오스마크 복합 시설에서 발견된 경찰서를 모방한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여기에서 싱가포르,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등 최소 7개 국가의 가짜 경찰서가 확인됐다.

오스마크는 지난해 태국과 캄보디아군이 충돌한 이후 태국군이 점령한 곳이다.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 운영하는 대규모 스캠 단지(범죄단지)가 조성돼 가상화폐 사기 및 인신 매매가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근거지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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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스캠 근거지에서 발견된 가짜 중국 경찰 세트장.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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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스캠 근거지에서 발견된 가짜 호주 경찰 세트장. 사진=AP 연합뉴스

태국군은 지난해 12월 캄보디아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스캠 단지를 확인, 그 안에서 경찰서를 재현한 가짜 사무실과 실제 각 나라 경찰 제복과 유사한 옷가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각각의 방에는 방음 처리가 된 나무 칸막이와 컴퓨터 모니터, 하드 드라이브를 놓기 위한 빈 공간이 마련됐다. 또한 표적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문서, 여러 언어로 작성된 문서 등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동남아시아 사기 수법을 연구하는 이반 프렌체스키니 멜버른 대학교 교수는 “이는 범죄자들이 대규모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증거”라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무섭도록 능숙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프렌체스키니 교수는 수법에 대해 “표적에게 전화나 문자를 보내고, 영상 통화를 걸어 의심을 불식시키려 한 것”이라며 “가짜 세트장이 실제와 동일할 필요는 없다. 그럴듯하기만 하면 된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미지에 부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태국군 관계자는 같은 시설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감금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가 인신매매 피해자들로, 스캠 사기에 동원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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