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물 부족 넘어 '물 파산'… 인류 4분의 3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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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엔이 회복하기 어려운 '물 파산'(water bankruptcy) 상태로 전 세계 인구 4분의 3일 물 부족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유엔대학교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는 20(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구 약 61억명이 담수 공급이 '불안정'(insecure)하거나 '매우 불안정'(critically insecure)으로 분류된 지역에 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40억 명은 매년 최소 한 달 동안 심각한 물 부족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유엔은 그간 수자원 고갈 문제를 다루면서 회복 가능성을 열어둔 '물 스트레스', '물 위기'라는 용어를 사용해왔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파산'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수자원 관리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엔은 “점점 더 많은 강 유역과 지하수층이 과거의 '정상' 상태로 돌아갈 능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한 때 일시적인 충격으로 여겨졌던 가뭄과 물 부족, 오염은 많은 지역에서 만성화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가장 위험한 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일부 지역이다. 유엔은 동료 평가를 거친 논문을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서 가뭄과 물 부족이 이주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기후 변화로 물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자연적인 담수 공급의 예측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보고서의 주 저자인 카베 마다니 유엔연구소 소장은 “물 파산은 물의 양이 얼마나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마다니 소장은 “가뭄은 더 이상 자연적인 현상만이 아니라 인간 활동으로 인한 것이기도 하다. 즉,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더불어 관리 결정, 기반 시설 배분 결정으로 인한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해 물 공급이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사용 가능한 담수량이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한다. 질이 나빠 생활용수로 사용하기 부적합한 물도 담수량에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물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수자원 현황을 추적하기 위한 글로벌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각국 정부는 수자원 공급을 더욱 악화시키는 프로젝트를 차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다니는 비가 많은 오더라도 시스템 문제로 담수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폭우가 토양 침식을 유발하고 기온 상승이 증발을 야기해 농업 분야에서의 영향을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이날 유엔 보고서는 이달 26∼27일 세네갈 다카르에서 열리는 유엔 물 콘퍼런스 고위급 준비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 유엔 물 콘퍼런스는 올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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