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특별감사에서 무더기 위법·부당 사례가 나왔다. 중간결과 발표 였음에도 65건에 달하는 위법·부당 사례가 쏟아졌고, 이중 2건은 형사 판단의 필요성에 따라 수사기관 의뢰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내용의 '농협중앙회와 농협재단 대상 특별감사' 중간결과를 8일 공개했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농협을 둘러싼 각종 비위 의혹을 반복적으로 제기받았고 익명 제보센터를 통해 651건의 사례를 접수했다.
이번 특별감사는 내부 통제와 인사·징계, 자금 집행, 계약 등 기관 운영 전반에서 진행됐다. 감사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12월 19일까지 20일간 진행됐으며, 이번에는 외부 전문가 6명을 포함해 총 26명이 투입됐다. 5명 안팍의 인력이 2~3주 기간 진행하는 3년 주기 정기감사와 비교하면 농식품부가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사의뢰로 이어진 2건의 사안은 농협중앙회 임직원의 형사 사건과 관련한 변호사 비용 지급 의혹과 농협재단 임직원의 공금 사용 및 배임 의혹이다. 농식품부는 나머지 65건에 대해 확인서를 징구한 뒤 절차에 따라 처분 수위를 검토한다.
농식품부는 금품수수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등 38건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다. 회원조합 관련 제보는 현장 중심 특정 감사로 확대한다.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범정부 합동 감사 체계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농식품부가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감사를 계기로 제도 전반을 손보고, 농협이 자체적으로 감사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 재계 순위로 따지면 지난해 기준 9위에 위치할 정도로 거대 조직이다. 반면 운영은 협동조합 특성상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유지해오면서 감시 사각지대에서 덩치가 무색한 고무줄식 행태를 보여온 셈이다.
특별감사단 소속 외부 회계사는 “여타 기업들이 네이버나 카카오맵으로 길을 찾는다면 농협은 아직도 지도를 사용하는 수준”이라며 “자산 규모만 놓고 보면 대기업 상위권이지만 회계는 중소기업보다도 뒤처진 변종 구조다”고 지적했다.
'금권선거' 문제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농협은 위탁선거법과 농업협동조합법에 따라 공소시효 6개월 특례조항을 적용받고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선거를 위한 자금 조달 비위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별감사단 소속 하승수 변호사는 “농협의 각종 문제의 근본 원인이 선거제도에 있다는 게 외부 감사인들의 공통된 견해”라며 “금권선거를 근절하지 않으면 농협 개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