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농협카드가 지난해 정부가 투입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결제 수단으로 가장 많이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액을 기록하며 지역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국민카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용이 몰리며 가장 많은 신청자를 확보했다. 정부 마케팅 억제 방침 속에 카드사가 보유한 실질적인 고객 접점과 생활 밀착도가 고스란히 드러난 결과다.
7일 전자신문이 지방자치단체들이 제출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용·체크카드 최종 정산 대금 지급' 데이터를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해 분석한 결과, 총 1014만여명의 국민이 NH농협카드를 통해 1조4764억원에 달하는 소비쿠폰을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쿠폰 전체 사용금액(8조9918억원)의 16.4%는 NH농협카드로 결제됐다. 소비쿠폰 결제 수단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다. 가장 많은 국민이 선택한 카드는 KB국민카드다. 총 1029만여명이 KB국민카드를 통해 소비쿠폰을 지급받았다. 사용액은 1조4001억원으로 NH농협카드 뒤를 바짝 쫓았다.
양사의 강세가 뚜렷한 가운데 사용 패턴은 크게 갈렸다. KB국민카드 소비쿠폰 사용이 서울·경기권에 집중된 반면 NH농협카드는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실제 KB국민카드 서울·경기권 사용액은 7440억원으로 NH농협카드(4010억원) 보다 약 1.8배 많았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NH농협카드가 1조753억원을 기록하며 독주했다. 수도권 2위는 신한카드, 비수도권 2위는 비씨카드 순이었다.
신한카드는 신청인원(851만명)과 사용금액(1조1463억원) 모두 3위를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KB국민카드와 함께 가장 주력으로 쓰였다. 서울 내에서만 2816억원이 쓰이며 1위인 KB국민카드(3377억원)를 위협했다. 특히 충북 지역 점유율(16.74%)이 서울(16.61%)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특정 지역 거점에서 강세가 눈에 띄었다.
비씨카드는 1조497억원의 사용액을 기록했다. 대구(24.07%)와 부산(19.98%)에서는 점유율을 1위를 차지했다. 부산은행 등 지역거점은행의 체크·신용카드 결제망을 비씨카드가 대행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서울·경기 지역의 점유율은 7~8% 수준에 그쳐 비수도권 대비 약세를 보였다.
비은행계 카드사인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5·6위를 기록했다. 사용액과 신청 인원, 주요 사용지역 모든 측면에서 경쟁하는 구도다. 두 카드사 모두 전체 사용액의 48% 가량이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됐다. NH농협카드가 사용액의 73%를 지방에서 뽑아낸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간편결제 수단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5.42%)와 토스뱅크(4.42%)의 합산 점유율은 9.84%로 10%에 육박한다. 중위권 카드사인 우리카드나 하나카드의 점유율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특히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방 13개 지역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사용액이 우리·하나카드를 앞질렀다. 전통적인 은행계 카드사의 영업망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 구석구석까지 디지털 결제 수단이 파고드는 모양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쿠폰 자체가 카드사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최우선으로 사용하는 결제 수단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마케팅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