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5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와 미래지향적 협력 의지를 밝혔다.
9년 만에 대규모로 재개된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양국 기업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은 물론, 그간 경색됐던 문화·서비스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교류의 물꼬를 텄다.
이 대통령은 이날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양국 경제 협력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특히 과거 고려와 송나라의 국제 무역 거점이었던 '벽란도'를 언급하며, “고려와 송이 활발한 교역과 지식 순환을 통해 각자의 문화적 성숙을 이끌어냈던 역사를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자”고 제안했다. 기존의 제조 중심 협력을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양국 협력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를 “같은 바다를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는 배”에 비유하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독려했다. 특히 현재 30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는 교역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 △소비재(생활용품·뷰티·식품) △문화 콘텐츠(영화·음악·게임·스포츠)를 지목했다.
기술 협력에 대해서는 “AI가 제조와 서비스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미래 기술을 통한 관계 복원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어진 포럼에서 양국 기업은 실무 협력을 구체화하기 위해 총 32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급망 안정화부터 소비재, 문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협력 모델이 발굴됐다. 특히 한한령 이후 위축된 문화 분야에서 교류 기반이 마련됐다.
'주식회사 서북'은 중국 '베이징 아이또우 컬쳐미디어 유한공사'와 협력해 K-팝 아티스트 지식재산(IP) 기반 콘텐츠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헬로웍스'와 중국의 '크온'은 숏폼, 예능,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전반에서 중국 내 판권 유통 협력을 넘어 공동 제작, IP 공동 개발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협력에 나선다.
포럼에는 한국 측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400여명과 중국 측 200여명 등 총 600명의 기업인이 모여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SK회장(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일제히 참석했다. 포스코, GS, LS, CJ 등 주요 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 크래프톤 등 K-콘텐츠를 대표하는 기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중국 측에서도 무역촉진위원회(CCPIT)를 중심으로 중국석유화공그룹, 중국에너지건설그룹 등 국영 기업은 물론 TCL, CATL, 텐센트, ZTE 등 글로벌 민간 기업이 대거 참여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포럼 전 취재진과 만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된다면 현대차의 현지 사업에도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로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다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중국)
베이징(중국)=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