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FTA 개선 타결…車 관세혜택 확대·英 고속철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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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우리나라와 영국이 15일(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에 합의했다. 디지털 무역 규범과 인공지능(AI)·공급망 협력까지 포함한 '업그레이드된 FTA'다. 자동차를 비롯해 K-푸드·K-뷰티 등 주력 품목의 원산지 기준이 완화되고 고속철도 정부조달 시장이 상호 개방되면서 우리 기업의 대영 수출 환경도 한층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 장관과 한영 FTA 개선협상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2021년 발효된 한영 FTA의 후속 협상으로, 양국은 2년여간 여섯 차례 공식 협상과 다섯 차례 장관급 회담을 거쳐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이번 협상의 핵심 성과는 원산지 기준 완화다. 지난해 한국의 대영 수출의 36%를 차지한 자동차의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요구되던 부가가치 기준이 기존 55%에서 25%로 대폭 낮아졌다. 특히 배터리 원가 변동에 민감한 전기차는 글로벌 핵심광물 가격 변동 속에서도 FTA 혜택을 안정적으로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유럽 시장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됐다는 평가다.

K-푸드와 K-뷰티도 숨통이 트였다. 화장품 등 화학제품은 당사국 내에서 화학반응·정제·혼합 공정만 이뤄져도 무관세 적용이 가능해졌고, 만두·떡볶이·김밥·김치 등 가공식품은 원재료의 역내산 요건이 삭제됐다. 제3국 원료를 활용해 국내에서 생산한 제품도 관세 장벽 없이 영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정부조달 분야에서는 그간 한국만 개방했던 고속철도 시장이 상호 개방으로 전환됐다. 유럽 고속철 시장 진출을 노려온 국내 기업에는 상징적이면서도 실질적인 기회라는 평가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온라인 게임 시장이 추가 개방되고, AI 기반 신서비스 분야에 대한 법적 안정성도 확보됐다.

비자 제도 개선도 이뤄졌다. 제조공장 설립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엔지니어·설비 유지보수 인력의 영국 입국이 수월해지고, 영어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 유형 활용이 가능해졌다. 본사 인력뿐 아니라 협력업체 인력도 서비스 계약을 통해 파견할 수 있도록 길이 열렸다. 과거 미국 조지아주 공장 사례와 같은 인력 병목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체감도가 높다.

이 밖에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소스코드 제출 요구 금지, 컴퓨팅 설비 현지화 요구 금지 등 디지털 무역 규범이 대폭 반영됐다. AI 분야에서는 공동 연구개발과 정책 협력을 확대하고,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해 희토류·배터리·에너지 등 핵심 자원의 교란 시 10일 내 긴급 협의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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