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공장 ESS용 LFP 전환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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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4'에서 전시한 LFP+ 배터리. (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 미국 인디애나주에 위치한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에서 신규 장비 발주가 나올 예정이다. LFP 생산 용도로 전환하기 위한 주요 장비 구매주문(PO)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합작공장 생산능력 일부를 ESS용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해당 공장에서 ESS용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한 데 이어,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ESS용 LFP 라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최근 실적설명회에서 내년 말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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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SBB(Samsung Battery Box)' 제품 (삼성SDI 제공)

스텔란티스 합작 1공장은 총 4개 라인 규모로 구성됐다. 연간 생산능력(CAPA)은 33GWh다. 삼성SDI는 이 중 3개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개 라인에서는 ESS용 NCA 배터리를, 2개 라인에서는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NCA에서 LFP로 조성을 바꾸면서 생산능력이 다소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LFP 생산라인 중 1곳에서는 테슬라에 공급되는 ESS용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테슬라와 10GWh 규모 ESS용 배터리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생산 계획을 전환하는 건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ESS 시장은 올해 80GWh 규모에서 2030년 130GWh 규모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현재 미국 내에서 각형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유일한 비중국계 업체다. 울산사업장에 LFP 마더라인을 구축하는 데 이어, 미국에서도 LFP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관련 투자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가운데 ESS 시장을 겨냥한 전환 투자가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환 투자인 만큼 기존 공장에 생산 설비를 공급했던 기업들이 구매주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존 전기차용으로 구축된 라인을 전환하는 만큼 조립 공정 변화가 클 전망이다. 해당 공장에는 제일엠앤에스, 한화모멘텀, 필에너지, 엠오티, 원익피앤이, 이노메트리, 에스에프에이, 세메스 등이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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