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앱스, 반도체 유리기판 극소 TGV 구현 성공…“강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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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앱스가 30마이크로미터에 높은 진원도를 가진 반도체 유리기판 TGV 형성에 성공했다.(사진=레이저앱스)

레이저앱스가 반도체 유리기판 초미세 글라스관통전극(TGV) 형성에 성공했다. TGV는 유리기판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로, 크기가 작을수록 보다 많은 입출력(I/O)을 구현해 기판 성능을 올릴 수 있다.

레이저앱스는 최근 30마이크로미터(㎛) 크기 반도체 유리기판 TGV를 구현했다고 8일 밝혔다. TGV 공정은 0.67㎜ 유리에 이뤄져 깊이가 직경에 비해 훨씬 큰 '고종횡비'를 달성했다.

TGV 공정은 유리기판에 레이저와 식각 공정으로 아주 미세한 구멍(홀)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 구멍에 구리를 채워 반도체 칩과 메인 보드 간 전기 신호를 전달한다. 유리기판 제조 과정 중 가장 난도가 높은 공정으로 꼽힌다.

레이저앱스는 레이저 가공 기술 기업으로, 독자 개발한 기술로 유리기판 TGV 형성과 절단 공정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리 내부에 녹는 점을 만들어 플라즈마로 융해하는 '멜팅' 기술이 핵심이다. 회사는 이 기술로 매끈한 단면과 미세 균열이 없이 유리기판을 절단했다. 최근 TGV까지 적용 범위를 넓혔다.

이번 기술 성과는 작은 크기의 구멍을 매우 둥근 모양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TGV 구멍이 원에 가까울수록 후속 공정인 구리 도금이 쉽고 기판 성능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전은숙 레이저앱스 대표는 “초미세 TGV 홀을 완벽한 원형에 가까운 형태(진원도)로 만들었다”며 “직경 50㎛에서나 가능했던 진원도를 30㎛ 구멍에서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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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진원도를 가진 레이저앱스 TGV 홀(왼쪽)

높은 유리기판 강도도 확보했다. TGV 구멍 내부가 매끈하게 형성된데다 미세 균열이 없어서다. 레이저앱스 식각 협력사인 이코니 파괴 검사 결과, 타사 TGV 유리기판 대비 강도가 최대 40%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후속 공정에서 유리기판이 잘 깨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 대표는 “지금까지 유리기판이 깨지거나 들뜨듯 찢어지는 '세와레 현상'이 유리기판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며 “이번 성과가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주요 난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이저앱스는 해당 기술로 공동패키징광학(CPO)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CPO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전환해 전달하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다. 최근 인공지능(AI)이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 및 고성능컴퓨팅(HPC)용 반도체 칩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잇따른다. 빛을 전송하는 만큼 매끈한 벽면의 유리 가공 기술이 필수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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