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이익 경쟁'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한미약품의 견고한 수익 구조 속에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추격에 나서며 새로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해 전체 매출 1조5238억원, 영업이익 237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은 15.6%로 톱5 제약사 중 가장 높으며, 절대 규모로도 국내 제약업계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 당뇨병 치료제 '아모잘탄패밀리' 등 주요 전문의약품이 꾸준히 성장했고, 계열사 한미정밀화학을 통한 원료의약품(API) 수출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GLP-1 계열 비만·당뇨 파이프라인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롯해 차세대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이 진전되면서 안정적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주춤했던 수익성을 회복하며 '이익률 반전'을 노린다. 올해 전체 매출은 2조2425억원, 영업이익은 1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5%, 141.9% 증가할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그간 매출은 업계 1위였지만 수익성은 한미약품에 크게 못 미쳤다. 올해는 연간 영업이익이 2024년(549억원)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급증은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의 글로벌 판매 확대와 원료의약품 수출 급증세 덕분이다. 렉라자의 유럽 출시가 현실화될 경우 마일스톤 수익이 대거 반영되고, 길리어드 HIV 예방약 '예즈투고'의 원료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이익이 예상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 치료제 '펙수클루', 신규 디지털헬스케어 부문 '씽크'를 앞세워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개선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매출 1조5407억원, 영업이익은 1951억원이다.
에볼루스를 통한 나보타 수출이 늘었고, 내수 시장에서는 우루사와 올로스타 등 주요 제품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씽크는 병상 1만3000개를 돌파하며 2026년부터 새로운 수익 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에서 한미약품 뒤를 바짝 쫒고 있다.
GC녹십자는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면역글로불린 주사제 '알리글로'의 북미 수출이 급증하며 전체 매출 1조9087억원, 영업이익 621억원이 예상된다. 미국 자회사 GC바이오파마USA의 손익이 개선되며 그동안 적자를 냈던 해외사업의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제약업계는 '매출은 유한양행, 이익은 한미약품'이라는 기존 틀을 유지하면서도 대웅제약이 새 변수로 떠오른 한 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내실형 성장 전략으로 절대적 수익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의 렉라자와 대웅제약의 나보타·펙수클루가 본격적인 글로벌 매출을 내기 시작하면서 수익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라며 “기술수출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신약 기반의 실적을 함께 키워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