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폭스바겐 '골프 R' 알프스산맥을 넘다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자동차 브랜드마다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과 브랜드 정체성을 지닌 '타임리스 아이콘'이 있다. 폭스바겐에는 '골프'가 그렇다.

1974년 등장한 골프는 세계에서 37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해치백의 교과서'로 불린다. 1세대부터 8세대까지 50년간 실용성과 주행 성능, 디자인, 첨단 기술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온 골프는 이동수단을 넘어 폭스바겐 브랜드의 철학과 혁신을 구현하는 아이코닉 모델로 자리 잡았다.

2002년 폭스바겐은 모터스포츠 DNA를 결집한 최상위 고성능 모델 골프 R32를 선보이며 가장 강력한 골프의 서막을 열었다. 폭스바겐 고성능 브랜드 'R'의 기원이기도 한 '골프 R'은 세대를 거듭할 때마다 강력한 성능과 첨단 기술로 무장, 오늘날 골프 제품군의 정점이자 궁극의 골프를 상징하고 있다.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국내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8세대 골프 R을 유럽 현지 도로에서 타봤다. 독일 뮌헨과 오스트리아 레오강을 관통하는 아우토반과 알프스산맥 500㎞ 구간, 총 10시간에 걸친 시승에서 골프 R은 현존하는 폭스바겐 모델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골프 R은 '역대 가장 빠른 골프'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지녔다. 골프 R에 탑재된 2.0ℓ 터보차저 가솔린 TSI 엔진은 폭스바겐 양산형 엔진 중 가장 강력한 버전으로,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SG)가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333마력, 최대토크 42.8㎏·m를 발휘한다.

아우토반에서는 골프 R의 넘치는 힘을 체감했다. 최대토크가 2100~5500rpm의 넓은 엔진 회전 구간에서 발휘돼 터보랙 없이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원하는 만큼 시원스럽게 가속한다. 최고속도는 250㎞/h이며, 퍼포먼스 패키지의 드라이빙 모드를 이용하면 270㎞/h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h 가속 시간은 4.6초에 불과하다.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시승 중 폭우가 내린 가운데 골프 R은 도로를 움켜쥐는 안정적인 주행력을 과시했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4모션(MOTION)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이다. R 퍼포먼스 토크 벡터링 기술을 적용한 이 시스템은 구동력을 전후 액슬과 좌우 뒷바퀴 사이에서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배분한다.

알프스산맥을 가로지르는 산악 지형 도로에서는 골프 R이 지닌 운전의 재미가 돋보였다. 골프 R은 휠-셀렉티브 파워를 통해 최대 100% 토크를 코너 바깥쪽 바퀴로 전달할 수 있어 코너링 반경을 줄이고 언더 스티어를 제거했다. 마치 후륜구동 차량을 타고 있는 것처럼 민첩하며 정교한 주행이 가능했다.

서스페션은 기민하게 도로의 상황을 감지해 날렵하게 움직이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골프 R은 도로의 컨디션과 조향, 제동, 가속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댐퍼 감쇠력 조절이 가능한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 정밀한 차량 제어를 도와주는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휠을 채택했다.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실내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버킷 시트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한 차량답게 7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빙 프로파일 셀렉션 기능도 준비됐다. 가장 재밌게 사용해 본 모드는 스페셜이다. 스페셜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트랙 전용 세팅으로, 레이스 모드보다 부드러운 DCC 셋업을 통해 기복이 심한 트랙에서 노면과의 접지력을 극대화한다. 마치 레이싱카를 타고 있는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드리프트는 ESC를 ESC Sport로 변경하고 사륜구동 시스템의 동력 분배를 조정, 트랙에서 드리프트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전용 도로에서만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활성화 전 확인 메시지를 표시한다.

고성능차 특유의 풍성한 엔진음도 매력적이다. 엔진 회전수 2500rpm부터 외부에서 들리는 모터스포츠 특유의 백파이어 사운드가 구현되며, 실내에서는 사운드 액추에이터를 통해 한층 거칠고 강렬한 엔진음을 전달한다. 아크라포비치의 R-퍼포먼스 티타늄 배기 시스템은 더 풍부하고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준다.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Photo Image
폭스바겐 골프 R

시승을 통해 체험한 골프 R은 탄탄한 기본기의 해치백 골프를 기반으로 모터스포츠 노하우와 기술력을 담아낸 '작은 거인'처럼 느껴졌다. 골프 R의 유럽 현지 가격은 5만3795유로(약 8900만원)부터지만, 1억원을 훌쩍 넘는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상품성을 보여줬다. 아쉽게도 골프 R의 국내 도입 여부는 미정이다.

뮌헨(독일)=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