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 AI시대, 변호사 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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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혁 로이어드컴퍼니 대표

'인공지능(AI) 대박, 변호사는 이제 끝났다' '변호사가 필요 없는 시대' AI 변호사 매칭 서비스 '알법'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변호사이기도 한 필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알고리즘에는 한결같이 법조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콘텐츠가 가득하다.

나날이 발전하는 생성형 AI를 접해보면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생성형 AI에 적절한 프롬프팅까지 더한다면 AI는 마치 법률가가 상담하듯 질문자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질문자가 적절한 정보만 제공하면 순식간에 법률적인 결론을 내어준다. 판결문의 번호나 법률의 조항은 아직 믿기 어렵지만 괜찮다. 약간의 검증만 거치면 당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논리적인 면만 따지면 법률가의 그것과 유사한 수준이다.

국가간 경쟁, 정부의 지원, 빅테크 기업의 경쟁, 투자자들의 관심을 보면 AI의 향상은 시간 문제로 보이고, 멀지 않은 시기에 변호사를 대체한다는 생각은 자연스러운 귀결로 보인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AI가 가속화될수록 법률산업은 전례 없이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AI의 확산으로 인한 정보(법률지식)의 평준화가 오히려 변호사에 대한 수요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제본스의 역설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제본스의 역설이란 19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제본스가 정의한 현상으로 어떤 자원의 사용 효율이 높아지면, 그 자원이 더 적게 쓰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사용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연비 향상이 오히려 장거리 운전을 증가시켜 전체 연료 소비량 또한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제본스의 역설은 AI와 함께 변호사 시장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AI로 인해 '법률지식'이라는 자원의 사용 효율은 과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법률지식의 소비는 오히려 크게 증가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이는 변호사 수요 증가로 귀결된다. AI 변호사 매칭 서비스 '알법'은 기존에 서비스하던 단순 변호사 매칭에서 한단계 나아가 AI 진단 후 변호사 매칭을 개시했는데, AI 진단 후 오히려 변호사 신청 비율이 35%가 증가했다는 것이 하나의 예다.

대한민국 사법연감에 따르면 전체 민사소송사건에서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은 이른바 '나홀로 소송' 사건은 10건 중 7건에 달한다. 원고와 피고를 나누어 계산하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지금까지 이 현상은 해결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앞으로는 사건 당사자들이 AI의 도움조차 받지 않고 멀뚱히 법원에 가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가능한 모든 서류를 AI에게 넘기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조언을 구할 것이다. 그리고 AI의 법률 조언을 받은 당사자는 이제 그 조언을 잘 다듬어 법원에 제출할 변호사가 없는지 찾아보게 될 것이다.

AI는 구텐베르크의 인쇄기술 발명 이래 법률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적 변화다. 그리고 문자와 서적이 법률가를 대체하지 않았듯 AI 역시 법률가를 대체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법률시장은 AI가 가져올 막대한 수요의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법률가에 대한 보조 기술로서 AI가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AI를 거친 의뢰인들은 법률가로부터 무엇을 원하게 될 지를 잘 파악한 법률가라면 누구보다 긍정적인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손수혁 로이어드컴퍼니 대표 sonsh@lawir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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