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애슐리서 민생 지원금 '펑펑'…행안부-카드사 책임 공방

사용제한에도 결제 이뤄져
느슨한 관리…취지 변질
오용 규모 파악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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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약 13조원을 투입한 민생 회복 지원금 오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금이 사용처 점검 부실로 일부 대형 브랜드 직영 매장에서 사용된다. 느슨한 관리 체계로 정책 취지가 변질된 가운데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카드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 이랜드이츠 외식 브랜드 '애슐리' 일부 매장에서 민생 회복 지원금이 최대 수개월 간 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매장들은 브랜드 직영으로 민생 지원금 사용이 제한된 곳이다.

무인양품의 경우 지난주까지 마곡점, 목동점에서 민생 지원금 결제가 이뤄졌다. 각각 지난 5월과 9월에 오픈한 신생 매장이다. 민생 지원금 결제가 가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상에서 지원금 소비 명소로 회자되고 있다.

무인양품 관계자는 지난 17일 전자신문과 통화에서 “마곡 매장은 지난 7월 민생 지원금 결제 사실을 파악하고 행안부에 시정을 요청했으나 여전히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매장은 전자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결제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관리 부실이 일어난 것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라는 느슨한 사용처 선정 기준 때문이다. 특히 올해 창업한 법인은 매출액과 무관하게 결제를 허용하기로 기준을 잡았다. 연 매출 산정이 어려운 신규 소상공인 가맹점에 편의를 주려던 기준이 도리어 '정책 구멍'을 만든 셈이다.

이는 지난 8월 중국 거대 기업 '샤오미' 신생 매장이 '외국계 대형 매장'에 해당함에도 사용처로 분류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1차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시 발생했던 문제들이 2차 지원금 지급 이후에도 방치된 모양새다.

행안부와 카드사는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행안부는 카드 가맹을 받는 카드사가 선제적으로 민생 지원금 사용 목록에서 제외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신규 매장은 연매출 기준이 없어서 사용처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법인등록번호를 통해 제외토록 지침을 줬다”며 “이 과정에서 카드사별 시차, 일부 누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작 카드사들은 자체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이다. 애당초 행안부가 내려준 결제 불가 가맹점 명단에서 사용처를 제외하는 방식인 만큼 사전 조치가 불가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규 가맹점의 경우 매출액 산정이 불가능하고 혹시나 모를 사용처 누락 등이 있을 수 있어 일괄적으로 결제를 허용하되 행안부가 주는 리스트에 한해 사용을 제한하는 중”이라면서 “사업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던 것처럼 예민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행안부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원금 오용 규모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민생 지원금이 잘못 결제된 기간, 결제 규모 파악은 물론 지원금 회수 등 사후 조치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

행안부는 여전히 연 매출 기준을 유지하되 오용 민원이 들어오면 반영하는 방식으로 사용처를 관리 중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마중물을 붓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지원금 지급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면서 “돈을 나눠 주는 것에만 초점을 둘 것이 아니라 경기 활성화, 자영업자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도록 정책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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