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표류하는 KDDX…K-조선 원팀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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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2년째 표류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 열쇠를 쥔 방위사업청 행보가 지연 원인으로 업체 간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10월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분과위)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이달에도 KDDX 사업자 선정 방식이 결정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DDX 사업은 2036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23년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완료해 2030년부터 해군에 인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사청은 아직까지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하지 못하면 일정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업추진 방식이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으로 결정된다고 해도 상세설계 및 함정 건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애초 일정보다는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동개발이나 경쟁입찰로 결정된다면 지연의 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사업 지연의 주원인으로 방사청의 갈팡질팡 행보를 지적한다. KDDX 사업자 선정의 첫 단계인 방산업체 지정은 산업통상부가 담당하지만 방사청 및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수다. 즉 방사청의 의견이 중요하게 반영되는 것이다. 당시 HD현대중공업과 개념설계를 수행한 한화오션의 갈등이 격화되자 방산업체 관련 결정을 미루며 일정이 꼬이게 됐다. 실제로 방사청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방산업체가 단수로 혹은 복수로 지정됐을 때 그에 대해 (업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올 2월 방산업체가 복수 지정되고 8개월이 지났지만 진전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사청의 행보에 대한 의구심만 높아졌다. 최근까지 수의계약에 방점을 찍고 정치권과 분과위 민간위원 설득에 매진한 방사청이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연장되는 보안 감점은 1.2점이다.

방위사업은 소수점 자리로 승패가 갈리는 만큼 1.2점의 보안 감점 연장은 사업자 선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업자 선정 방식 결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대두된 시점에서 방사청이 수의계약이 아닌 공동개발 혹은 경쟁입찰로 급작스럽게 노선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서는 KDDX 사업자 선정 방식 지연으로 인한 갈등이 원팀으로 참여해야 하는 글로벌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방위사업은 정부와 기업의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하는데 KDDX 사례로 민낯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KDDX 방산업체 지정부터 지금까지 방사청이 중심을 잡지 못한 부분이 크다”라면서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오락가락한 결정이 있었을 수 있지만, 이제는 정치권도 방사청의 결정을 기다리는 만큼 중심을 잡고 의견을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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