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中 청소기, '와트(W)'로 변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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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파스칼(㎀)의 강력한 흡입력'

중국 로보락의 진공 물걸레 청소기 'F25 에이스 콤보' 홍보 문구다. 꽤 커보이는 숫자에 청소기 성능이 강력하지 않을까 솔깃했다. 하지만, 파스칼은 청소기 작동 중 내부 기압 상태인 '진공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청소기가 외부 공기를 흡입하는 성능과 사실상 직접적 관계가 없다.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달 중국 제품이 실제 흡입력과 직접 관계없는 파스칼 단위를 사용해 와트(W)로 표시하는 국산보다 성능이 우수한 것처럼 현혹시킬 소지가 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파스칼은 만의 자릿값으로, 국제표준 흡입력 단위인 와트의 십의 자리 또는 백의 자릿값과 비교해 숫자가 훨씬 크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로보락 무선 청소기 제품의 흡입력은 삼성전자·LG전자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놀란 소비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로보락은 한국소비자원 발표 이후 출시한 F25 울트라 스팀 진공 물걸레 청소기에 대해 '흡입력 75W, 2만2000㎀ 진공도'로 분리·표기했다. 하지만, 로봇청소기는 파스칼 표기를 유지하고 있다. 파스칼로 표기하는 게 틀렸다고, 규정에 어긋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건 기본이다.

로보락을 비롯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 입장에선 기존의 표기 방식을 변경하는 게 번거로울 수 있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알리지 않았을 때 감수해야 하는 신뢰도 저하 등 후폭풍을 감안하면 주저할 일이 아니다.

중국 청소기 기업이 파스칼을 와트로 대체하면, 와트로 청소기 성능을 평가하는 국내 소비자에 대한 '존중'의 의미로도 평가받을 것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다시 존중받는다면 중국 청소기는 더더욱 많은 선택을 받을 것이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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