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의 첫 관문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도전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 수준으로 정비된 금융·유통 인프라와 함께, 정부 차원에서 인공지능(AI)·핀테크·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이 속도를 내면서 지금이 바로 시장 진출의 적기라는 평가다.
지난 26일부터 27일(현지시각)까지 두바이를 방문한 국내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두바이 퓨처 파운데이션(DFF), 두바이 복합상품거래소(DMCC) 등 핵심 기관을 잇따라 찾아 현지 혁신 성장 엔진을 직접 확인했다. 참여한 기업들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주사우디아라비아 대한민국 대사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중소벤처기업 중동 진출 지원사업'을 통해 선발된 곳들이다.

두바이 시내 빌딩 숲 사이 자리잡고 있는 DIFC는 7700여 개 기업이 활동하는 MEASA(중동·아프리카·남아시아) 지역 최대 금융허브다. 영국의 법체계(Common Law)를 적용하는 독립 법체계를 갖춘 경제특구로,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에는 AI와 핀테크 기업 유치에도 속도를 내며 금융과 혁신을 결합한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DIFC 내 조성된 'AI 캠퍼스'는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GPU·클라우드 인프라 지원, 기업 맞춤형 AI 전환 프로그램,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등을 제공한다.
AIM인텔리전스 박하언 CTO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짜임새 있게 잘 갖춰져 있고, AI 페스티벌,해커톤 등 글로벌 AI 행사가 다양하게 기획돼 있어 협력과 성장 기회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지큐브 김은직 부대표는 “두바이 자체 법률이 아닌 영국법을 따르고,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독립적인 경제특구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강조했다.

DFF는 두바이를 중동의 혁신 허브로 만드는 컨트롤타워다. 2016년 설립 이후 정부·민간·사회를 연결해 '불가능은 없다'는 모토 아래 미래 전략을 실험해왔다. 산하 두바이 인공지능 센터(DCAI)는 행정 효율화와 공공서비스 혁신을 목표로 AI 활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두바이 퓨처 액셀러레이터'는 지금까지 40개국 300여 개 스타트업이 참여해 80여 개 시범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두바이 공항 출입국 시스템 개선, 두바이 경찰의 분실물 처리 자동화가 대표 성과다.
AI 기반 교육 플랫폼 '코들'을 운영하는 엄은상 팀모노리스 대표는 “올해 처음으로 두바이 퓨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선정된다면 현지에서 두달여간 파일럿 테스크를 해볼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샌드박스 두바이(Sandbox Dubai)'는 긱이코노미, 헬스테크, 프롭테크, AI 등의 신기술을 실제 환경에서 시험하며 규제 완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고 혁신을 제도권 안으로 빠르게 편입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DMCC는 두바이에서 가장 큰 '프리존'이다. 프리존이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두바이 정부가 조성한 경제구역을 말한다. 외국인은 프리존에 법인을 설립할 때 100% 지분을 소유할 수 있으며,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도 받게 된다.

이 외에도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기업들은 현지 유력 제약사인 마이크로시너지 제약, 아드칸(ADCAN Pharma FZC)을 찾아 의약품 인허가와 유통망 진입 전략에 대한 조언을 얻었고, 대규모 생산플랜트 활용을 통한 파트너십 가능성도 타진했다.
엔터테인먼트·스마트시티 분야 기업들은 두바이 상공회의소와 '코리아 360(KOREA 360)'을 방문해 K-콘텐츠와 스마트 기술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두바이 비즈니스 네트워킹' 행사에도 현지 투자기관 및 기업 등 70여 명이 참석해 K-중소벤처기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 현지기관 관계자는 “UAE 정부가 과거 석유·건설 산업 구조를 넘어 글로벌 첨단산업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개혁 의지가 엄청나다”며 “지금이 한국의 딥테크 기반 중소벤처들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두바이(UAE)=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