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와 여당이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제외하기로 했다. 금융권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인식이 많다. 지난 수개월간 논의가 이어졌지만, 정작 개편 논리에 힘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초 금융위·금감원 개편은 기획재정부 권한 약화에 따른 보완, 이른바 '기재부 달래기' 성격에서 시작했다는 눈총을 받았다. 금융 정책과 감독 기능을 쪼개고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고위직 자리만 늘렸다는 비판도 있었다.
공감대도 명분도 부족한 논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지적과 반발에도 당정이 패트스트랙으로 밀어붙여야 하는 긴급한 사안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
그런 점에서 개편을 멈춘 이번 결정은 용기 있는 선택으로 읽힌다. 애초부터 금융정책·감독 체계 개편은 한 번 손대면 시장과 산업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섣부른 추진보다는 시간을 두고 정합성과 필요성을 재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참에 '신설 재경부로 금융정책 기능 이관' 문제부터 다시 짚을 필요가 있다. 금융정책은 거시경제와 긴밀히 맞물려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권한을 재경부에 옮기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관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경부에 금융정책 전담 조직을 둘 필요까지 없고, 재경부와 금융위가 협의체를 운영하면서 큰 방향을 조율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결국 중요한 것은 조직 개편 자체가 아니라 금융정책과 감독 실효성, 그리고 시장 신뢰다. 당정은 단순히 부처 간 권한 조정이나 자리 배분이 아니라, '한국 금융산업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라는 근본 질문에 답해야 한다.
금융권 그리고 금융위, 금감원도 '한 숨 돌렸다'는 분위기에 젖지 말고, 금융정책·감독 체계 개편에 대한 발전적 방향을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 뿌리부터 다시 검토해, 금융산업 발전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