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1위 오명 극복”…정부, 자살위기 요인 선제적 대응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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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인포그래픽(사진=보건복지부)

정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 오명 극복에 사활을 건다. 고위험군 집중 관리, 취약계층 지원 체계 구축, 지방자치단체 자살예방관 지정 등으로 10년 후 자살률을 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부는 12일 오전 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개최했다. 김 총리는 회의에 앞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을 찾아 현장 근무자를 격려하고, 정부의 자살예방정책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 총리는 “자살 예방을 위해 그간 정부에서 노력했으나 지금까지는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새 정부에서는 자살을 국가적 과제로 두고,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체계적으로 운영하면서 자살위험에 계신 분을 인지하고 도움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총리 주재로 개최된 제9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에서는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과 지난해 중앙부처·지자체 자살예방 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 결과 등 세 개 안건을 심의했다. 2019년 설치된 자살예방정책위원회는 국무총리자 위원장을 맡고 정부위원 12명, 민간위원 11명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심각한 자살 문제 해결을 강조한 정부는 내년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을 708억원 편성했다. 올해 562억원에 비해 20.6% 증가했다. 현재 2.6명인 자살예방센터 인력 5명 확충, 자살유족 원스톱 지원 전국 확대, 92개소인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 5개소 추가 설치 등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이날 심의·의결된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은 자살 예방 정책의 중장기 추진방 향을 제시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추진해야 할 분야별 과제를 구체화했다. 대책 비전으로는 '모두가 모두를 지키는 사회, 생명 보호가 일상이 되는 대한민국'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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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1일 열린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사전 브리핑에서 발언했다.(사진=보건복지부)

목표로는 지난해 28.3명 수준인 자살률을 2029년 19.4명, 2034년 17.0명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설정했다. 5년 내에 자살자 수를 '1만명 이하'로 감축하고, 10년 내에 자살률 OECD 1위에서 탈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복지부를 중심으로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교육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방부, 경찰청, 소방청 등 14개 부·처·청이 참여한 이번 대책은 5대 분야 18개 추진 과제로 구성했다.

정부는 자살 위험도가 가장 높은 자살시도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즉각·긴급 개입, 위기대응센터 확대, 관리 사각지대 해소 등을 추진한다. 사고 발생 시 지자체 자살예방센터가 현장에 출동해 응급실 동행, 치료과정 등을 지원하는 즉각·긴급 위기 개입을 강화한다.

응급실 내원자를 대상으로 응급치료, 자살 위험도 평가, 단기 사례관리 등을 제공하는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는 올해 8월 기준 92개소에서 내년 98개소로 증설한다. 자살 유족의 건강한 일상 회복을 위해 심리상담, 임시 주거, 특수 청소, 법률 지원, 학자금 등을 제공하는 원스톱 지원을 기존 12개 시·도에서 17개 시·도로 확대한다.

정부는 고위험군 조기 발굴, 복합적 고충 해결, 신속한 위기 해소 등을 위해 취약계층 지원기관 간 체계적 연계·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복지부 자살예방센터를 중심으로 금융위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노동부 고용복지+센터, 법무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가부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족센터, 교육부 Wee센터 등이 협업한다.

발굴 단계에서는 각 지원기관 초기 상담 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자살 위험도 평가 지침을 개발·교육하고, 고위험군으로 판단될 경우 관내 자살예방센터 등으로 정보 연계·사례관리를 의뢰하는 체계를 만든다. 구직·채무·가족 문제 등 자살예방센터에서 미충족되는 복합적 고충까지 해결토록 지원한다.

채무, 불법 추심, 생활고, 학교 폭력, 직장 내 갑질, 가족문제, 범죄·재난피해, 중독 등 정신적 위기를 초래하는 다양한 복합적·다중적 요인 해소를 위해 범부처 정책 수단을 가동한다. 소상공인·개인의 금융권 장기 연체 채권 일괄 매입·소각·채무조정, 불법 추심 피해자 대상 채무자 대리인 무료선임 지원 확대 등이 내용에 담겼다.

학교 폭력 예방·지원을 위해 교육부 주관으로 관계회복 숙려기간을 도입하고, 피해 학생 지원 확대, 맞춤형 학교 폭력 예방 교육 등 학내 관계위기 관리를 강화한다. '직장 내 갑질' 예방을 위해 노동부 주관으로 괴롭힘 예방 교육·컨설팅·홍보를 강화하고, 피해자 사망 등 물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감독 등으로 엄정 대응한다.

복지부는 재난피해 극복, 중독자 회복 등을 위해 트라우마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상 회복과 장기적 추적관찰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를 제공한다. '중독자 치료·회복지원법' 제정 등도 추진한다. 경찰청, 소방청, 국방부는 위험직무 종사자, 간부 대상 트라우마 극복, 심리검사 등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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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가자살예방전략 인포그래픽(사진=보건복지부)

지역에서는 '풀뿌리 자살예방 전담체계'를 구축한다. 지자체별 자살예방관을 지정해 보건-복지 연계, 지역 맞춤형 예방·대응 등 지역 자살업무 총괄 책임을 부여한다. 지자체 본청 내 자살 예방 전담조직·인력 보강하고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를 개선해 실효성을 갖추기로 했다.

과학적 정책 기반 역시 고도화한다. 자살사망자 전수 대상 소득·재산·질병·진료 이력 등을 분석하고, 지자체에 대한 사망자 형사사법정보 공유, 자살시도자 정보 모니터링·분석 체계 등을 마련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살예방상담 전화 상담 내용 실시간 분석, 온라인 유해정보 실시간 모니터링 등도 추진한다.

이번 대책 발표를 계기로 정부는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산하에 '범정부 자살대책추진본부'를 설치한다. 분야별로 해소되지 못한 구조적 요인 문제을 개선하고, 추진상황을 지속 점검한다.

김 총리는 “대통령께서 자살 문제에 대한 해결 필요성을 제기하셨다는 사실만으로 유가족분들이 위로를 받았다는 말을 듣고 더욱 큰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오늘 발표한 정책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위원회뿐만 아니라 자살 예방을 위한 범부처 추진본부를 설치해 집중력을 갖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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