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 염증이 심혈관질환과 암, 치매, 우울증 등 각종 중증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만큼 평소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특히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염증 완화의 핵심으로 꼽혔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면역학·류마티스학과 타미코 카츠모토 임상 부교수는 최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염증을 줄이고 관련 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염증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감염에 반응해 나타나는 급성 염증은 보통 3~4주 안에 사라지지만, 원인이 제거되지 않으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염증은 세포 노화를 촉진해 심혈관질환, 암, 치매, 우울증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카츠모토 박사가 가장 강조한 것은 장내 환경 관리다. 체내 면역 세포의 약 70%가 장 점막에 분포해 있어 장 건강이 면역 체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식이섬유 섭취를 늘려야 한다. 미생물이 식이섬유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단쇄 지방산은 장 점막을 강화하고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양한 미생물 군집 역시 면역 항상성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는 과일과 채소, 콩류, 허브, 견과류 등 식물성 식품에 풍부하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20~25g 정도다. 과육과 해조류에 많은 수용성 식이섬유와 곡류, 견과류, 과일 껍질에 많은 불용성 식이섬유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갑자기 섭취량을 늘리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배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평소 식이섬유 섭취가 적었다면 식후 몸 상태를 확인하면서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초가공식품은 피해야 할 식품으로 지목됐다. 초가공식품은 당류, 지방, 염분은 많지만 식이섬유나 비타민 같은 영양소는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초가공식품 섭취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을 유발해 단쇄 지방산 생성량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클로스트리디움, 엔테로코커스 등 특정 미생물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염증성 장질환을 포함한 면역 매개 질환 위험을 높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카츠모토 박사는 “초가공식품을 식단에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면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식물성 식품 섭취를 늘려 장 건강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