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김해강소특구 입주기업 제로에너지솔루션이 이산화바나듐(VO2) 저가 양산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에너지 신소재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산화바나듐은 대부분 금속보다 단단하고 산에 의한 부식에 강해 군사기기나 고강도 고급 소재로 쓰인다. 고체 상태에서 온도에 따른 상부피 변화 없이 특정 온도 이상에서는 금속 성질을, 그 이하에서는 절연체 성질을 띠는 특성도 있어 차세대 메모리 소자 등의 핵심소재로도 주목받는다.
다만 이산화바나듐은 자연 상태에서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광물에서 뽑아내 정제하는 공정을 필요로 한다. 전통적인 습식 공정은 다수 인력과 시간 투입 대비 소량의 이산화바나듐만 만들어낼 수 있어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 연구실에서 소량 주문해도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제로에너지솔루션은 기존 습식을 건식으로 바꾸고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일정하게 뽑아내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 별도의 고가 첨가물 없이 주요 과정을 자동화하는 장비를 도입해 인력은 관리만 하면 되는 수준이다. 이를 통해 기존 이산화바나듐 시장가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소재 특성을 유지하면서 가격이 10배 저렴해진다는 건 기존에는 엄두도 못낸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회사의 한 해 캐파(생산능력)를 매출로 환산하면 50억원 수준인데 올해는 이미 전량 계약 완료한 상태다. 내년에는 캐파를 4배쯤 늘린다는 목표다.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폭발 위험성이 없고 수명이 길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부피와 무게가 커 전기차에는 부적합하지만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궁합이 좋다. 바나듐 미네랄은 당뇨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열 소재로도 잠재력이 높다. 이산화바나듐으로 만든 필름을 적용한 스마트 윈도우는 기존 산화은 코팅 창호보다 훨씬 저렴하면서도 높은 광학적 특성으로 냉난방 효율이 높다. 한번 가열됐다가 일정 온도 이하로 떨어질 때 저장해둔 에너지로 약 30분간 온도를 유지하는 이산화바나듐의 특성 때문에 도로 열선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로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신용보증기금의 '퍼스트 펭귄' 기업에 선정돼 최대 40억원 규모의 보증 지원을 받게 됐다. 퍼스트 펭귄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로 새로운 시장에 과감히 도전하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신용보증기금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조상욱 제로에너지솔루션 대표는 “9월 22일 열리는 아시아 창업 엑스포 플라이아시아 2025에서 전국 퍼스트 펭귄 6개 기업만 참여하는 쇼케이스 발표 기업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면서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으로도 본격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김해=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