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주요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분할해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기업가치 제고와 자금 조달에 나섰다. 그러나 상장 후 성적표는 희비가 갈렸다. 면역항암제를 앞세운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 대비 선전 중인 반면, 동국제약의 동국생명과학과 GC녹십자의 GC지놈은 공모가 아래에서 고전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설립 후 처음으로 상장시킨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27일 KRX 종가 기준 5240원으로 공모가 3600원에 비해 45.5% 올랐다. 이뮨온시아는 지난 5월 공모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897대 1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상장 첫날 주가는 100% 넘게 급등해 7500원에 마감했다. 이후 조정을 거쳤지만 여전히 주가는 공모가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뮨온시아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900만원, 영업손실 33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마이너스임에도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는 선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 유한양행의 렉라자 성공과 면역항암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기대감 등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뮨온시아는 면역관문억제제(IMC-001), CD47 항체(IMC-002) 등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및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반면 GC녹십자 계열의 임상유전체 전문기업 GC지놈과 동국제약의 동국생명과학은 2분기 호실적을 냈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다.
GC지놈은 지난 5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54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인 1만500원으로 결정됐다. 6월 상장 첫날 1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해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7일 주가는 7720원으로 공모가 대비 약 26% 하락한 상태다.
그럼에도 GC지놈 실적은 지속적인 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G-NIPT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암 조기검진 서비스 '아이캔서치'는 840% 이상 급증했다. GC지놈 관계자는 “국내 진료환경 개선, 태아 성별 고지 합법화 등 제도 변화와 더불어 주요 산부인과 대상 G-NIPT 업그레이드, 대형 검진센터와 기업검진 도입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GC지놈은 하반기 검진 성수기 진입, 암종 10종 확대 출시, 주요 학회 발표 및 캠페인 강화 등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계획이다. GC지놈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일본 정식 론칭 및 중동 지역 세미나 확대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어, 중장기적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국생명과학도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699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해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지만 상장 직전부터 낮은 시장의 기대감 때문인지 성적이 부진하다. 동국생명과학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며 공모가가 밴드 하단인 1만2600원보다 낮은 9000원으로 책정됐고, 상장 첫날엔 1만2530원까지 치솟았지만 곧 하락세로 전환했다.
현재 주가는 4255원으로 공모가 대비 -52.7% 수준이다.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고, 100% 무상증자를 발표했음에도 시장에서 밸류에이션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동국생명과학은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자사 조영제 신제품 '메디레이'의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올해 제약사 자회사 IPO 흥행 여부가 수요예측 경쟁률, 성장 기대감 등에서 갈렸다고 본다. 이뮨온시아는 적자지만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기술이전 기대감'과 모회사 기술이전 이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GC지놈과 동국생명과학은 안정적 실적을 내고, 성장 가능성이 있음에도 투자심리 위축 속에서 공모가 방어에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IPO는 기술이전 기대감 등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향후 글로벌 진출 등 성과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