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무역구조가 미래산업의 경쟁력까지도 위협하는 만큼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봤다.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1일 '2010년대 이후 무역구조 변화와 경제 안보에 대한 함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0년대 이후 제조업 전반에서 대중국 순수입이 증가하고 소수 품목 주도의 대미국 수출이 확대됐다.
2010년대 대중국 수출은 1300억~1600억 달러 박스권에서 정체됐으나 한·중국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2015년 이후 수입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3년에는 600억 달러 규모의 순수출 감소로 무역수지는 적자 전환됐다. 반면 대미국 무역수지는 2020년부터 흑자가 확대돼 2024년에는 600억달러에 육박했다.
특히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양국 간 관세 부과로 인해 한국의 대중 수출은 감소, 대미 수출은 증가가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미국 정부가 2022년 반도체지원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을 시행하면서 국내 기업의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가 확대됐고, 기계류 등의 대미 수출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2년 대비 2024년 대미국 수출 비중은 8.0%포인트(P), 대중국 수입 비중은 6.6%P 상승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같은 무역의존도 편중 심화는 우리 산업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망의 대중국 의존도 증가는 주력산업은 물론 이차전지, 로보틱스, 재생에너지 등 미래 유망산업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위험이 있다고 봤다. 국내 제조업의 고용 감소, 일자리의 질적 저하도 우려했다.
정 연구위원은 “2021년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는 CPTPP 가입 추진을 서두르는 등 무역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CPTPP는 미중을 제외한 12개 회원국 간 높은 수준의 개방을 표방하고 있어 미중 무역의존도 완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효과적일 수 있다”며 “관세 철폐를 넘어 디지털, 지식재산, 환경, 노동을 아우르는 '골드 스탠더드'급 협정으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한국의 무역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