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보잉 항공기와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 구매 배경을 밝혔다.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와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대량 구매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정책 때문이 아니”라며 “연비 효율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지난해 내린 결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조 회장은 3월 미국을 방문해 보잉과 GE에어로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 관세 발표를 앞둔 시기였다. 협약식에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자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327억달러(약 48조원) 규모 항공기 등 구매 계획이 한·미 무역협상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조 회장은 “새로운 항공기가 필요해 보잉 항공기를 구매한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에 투자했다”고 선을 그었다. 조 회장은 또 공급망 문제로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후 공급망불안과 보잉 항공기 사고 여파로 미국 당국이 생산량을 제한해 항공기 인도 지연이 심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최소 5~6대 항공기가 부족하다”며 “운항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일부 노선을 감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문제로 엔진이 부족해 지상에 묶여 있는 항공기도 여러대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일부 항공사는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조 회장은 당분간 구매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그는 “아직 (주문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이미 150대의 항공기를 주문한 상태로 향후 10~15년간 쓰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1일(현지시각) 진행한 미국 CNN와 인터뷰에서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미주·유럽 노선에서 승객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했다”며 “현재 감소율은 지난해 대비 약 5% 수준이지만 우리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사업의 40%가 화물 운송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가 실제 적용될 경우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