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데이팅앱→AI 스타트업까지'… 유호진 피클 창업자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실시간 AI 클론”

실시간 AI 클론 생성 서비스 '피클'
KAIST 출신 AI 엔지니어…창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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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진 피클 공동창업자. 사진=피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두 번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피클'(Pickle). 피클은 사용자의 목소리에 맞는 입모양과 감정표현을 하는 클론을 실시간으로 생성하여, 카메라 없이도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이다. 줌(Zoom), 구글밋(Google Meet) 등 모든 주요 화상회의 플랫폼들에서 사용 가능하다.

피클의 공동창업자인 유호진 씨는 숏폼 비디어 데이팅 앱 'Blick'의 공동 창업자로 이미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도전해 본 경험자다. 또한 'SLAP'을 공동 창업해 실시간 워키토키 앱을 개발, 한국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기록한바 있다.

특히 그는 AI 및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및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피클에서 머신러닝 및 AI 기술을 총괄하며 실시간 클론 생성 기술 개발을 이끌었다.

그는 Zoom, Google Meet 등의 화상회의 플랫폼과 연동되는 초저지연 음성-영상 동기화 기술을 개발하고, AI 기반 립싱크 및 표정 애니메이션 기술을 연구하여 몰입감 높은 가상 클론 구현을 주도했다.

뿐만 아니라 유호진 씨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및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오디오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에 맞춰 표정과 입 모양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했다. 기존 화상회의 솔루션의 비동기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인 AI 기술을 연구하고 최적화하였으며, 향후 AI를 활용한 대화 및 의사결정 자동화 기능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가 개발한 실시간 클론 생성 AI 모델은 단 4 개월 만에 전 세계 1,000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적용되었으며,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Amazon, Microsoft, Google 등 글로벌 IT 기업 종사자들도 직접 경험한 후 혁신성을 인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호진 씨는 세계적인 벤처캐피탈 Y Combinator(YC) 및 NFX로부터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피클이 200: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YC의 배치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과정에서 그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

YC 선발은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창업팀에게 수여되는 일종의 권위 있는 인정으로 여겨지며, Twitch, Monzo, Gmail 등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공동창업자들로 이루어진 심사위원들이 서류 심사, 화상 인터뷰, 대면 인터뷰 단계를 거치는 철저한 심사 과정을 통해 극소수의 기업만이 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국과학영재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를 졸업한 과학 인재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하고 벤처캐피탈로부터 성공적으로 투자 유치를 받게 된 과정을 유호진 공동창업자에게 직접 들어봤다.

-'피클'(Pickle, Inc.)은 어떤 업체인가? 서비스와 핵심 기술에 관해 소개 부탁한다.

▲피클은 Zoom, Google Meet 등 화상회의 플랫폼에서 개인 맞춤형 실시간 립싱크 클론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카메라를 켜지 않아도 AI로 생성된 클론을 통해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화상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음성-영상 생성형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초저지연 환경을 구축해 음성과 영상 간의 비동기 문제를 해결하며, 사용자의 표정과 입 모양을 자연스럽게 재현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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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클의 인공지능(AI) 기반 클론 생성 서비스로 생성한 화면(왼쪽)과 실제 모습. 사진=피클

-'피클'이 받은 투자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설명 부탁한다.

▲YC는 기술 및 비즈니스 혁신성이 검증된 스타트업만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Google, Airbnb, Dropbox, Stripe 등 글로벌 기업들이 거쳐간 명망 있는 스타트업 육성 기관이다.

피클은 YC 외에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캐피털 중 하나인 NFX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했다. NFX는 AI, SaaS, 바이오테크, 네트워크 효과 기반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초기 투자를 진행하며, Airbnb, Lyft, Doordash 등의 기업을 성장시킨 바 있다. AI 기술 및 시장 잠재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입증하는 사례라고도 할 수 있다.

-젊은 나이인데도 많은 성과를 이뤘다. 학창시절부터 AI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하고 KAIST 전산학부 및 전기전자공학부에서 복수전공하며 AI 및 과학 연구 분야에서 꾸준히 공부해왔다. 과학고 재학 중에는 '2017 한국정보과학회 한국소프트웨어종합학술대회'에서 딥러닝 기반 청각장애인을 위한 위험 소리 분류 시스템을 발표하여 기존 방식보다 4배 높은 성능을 달성해 삼성 휴먼테크 논문상(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2017년 대한민국 최대 고등과학경진대회인 한화 사이언스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에너지 변환 기술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해당 기술을 특허로 등록했으며, 2019년에는 대한민국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되고 KAIST AI 대학원 장학생으로 선정되는 등 꾸준히 관련 분야를 연구에서 나름의 성과를 이뤄왔다.

KAIST 재학 중에는 강화학습의 강건성(robustness) 연구를 통해 AI 모델이 센서 및 동작 오류가 있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새로운 학습 방법론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스타트업 창업 경험이 있는데, 어떤 회사였나.

▲처음에는 숏폼 비디오 데이팅 앱 'Blick'을 공동 창업했다. 틴더 스타일 매칭 시스템을 적용하고, 자동 “좋아요(like)” 기능을 구현하는 등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하는 방식이었다.

그 이후에는 'SLAP'을 공동 창업해 실시간 워키토키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한국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피클의 목표이자 개인의 목표가 있다면.

▲AI를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연구와 제품 개발에 힘쓰고, 사용자에게 더 직관적이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AI 기반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표준을 세워서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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