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 책임론' 두고 감정 격화… 단일화 입장도 엇갈려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맞수 토론에서 김문수, 한동훈 두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격한 설전을 벌였다. 계엄 논란과 '배신자 프레임', 후보자 자격 논쟁까지 이어지며 신경전이 고조됐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후배를 장관에 앉히고 비대위원장까지 시켰는데, 결국 대통령을 탄핵하게 만들었다”며 “탄핵과 파면 과정의 가장 큰 책임은 한동훈 후보에게 있다”고 직격했다.
이에 한 후보는 “저는 후폭풍을 감수하고 불법 계엄을 막았다. 우리 아버지가 계엄을 해도 막았을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 명태균 의혹 등에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했던 게 배신이냐”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전과' 문제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김 후보가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이재명 후보 사건 처리 책임을 거론하자, 한 후보는 “김 후보는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됐고, 이재명 후보보다 전과가 많지 않느냐”고 역공을 펼쳤다. 김 후보는 이에 “그걸 두고 법무장관까지 지낸 분이 이런 식으로 말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보수 진영의 단일화 주체로 떠오른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렸다. 김 후보는 'OX 질문'에서 단호하게 O 팻말을 들며 “한덕수든 김덕수든, 모두 힘을 합쳐 이재명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 후보는 O와 X를 모두 들지 않은 채 “지금은 경선 중인 만큼 단일화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한 후보는 “우리가 치열하게 경쟁하더라도 끝에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그런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건 경선 자체를 흐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